예전엔 퇴근하고 누우면 몸은 분명히 지쳤는데 머리만 또렷해서 더 괴로웠어요. 오늘 실수한 거, 내일 해야 할 거,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예전 일까지 한꺼번에 떠올라서 새벽까지 뒤척이기 일쑤였거든요. 우울감이 올라오는 날은 “오늘도 또 망했네” 싶은 마음까지 붙어서 잠 자체가 무서워질 때도 있었고요. 그런데 몇 가지를 억지로라도 바꿔보니까 완전히는 아니어도, 적어도 예전처럼 밤이 공포처럼 느껴지진 않더라고요.

제일 먼저 바꾼 건 “잠을 잘 자야 한다”는 압박이었어요. 저는 침대에 누워서도 계속 자야 한다고 스스로를 몰아붙였는데, 그게 오히려 더 긴장하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20~30분 정도 누워 있어도 잠이 안 오면 그냥 한 번 일어나요. 불은 밝게 안 켜고, 물 조금 마시거나 조용한 음악 틀고, 폰 대신 종이책을 몇 장 넘기다 다시 눕는 식으로요. 그리고 퇴근 직후에 소파에서 졸던 습관도 끊으려고 했어요. 그 잠이 밤잠을 더 꼬이게 하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물론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서 다 똑같이 맞진 않겠지만, 저한텐 도움이 될 수 있었어요.

두 번째는 생활 리듬을 엄청 거창하게 말고, 진짜 사소하게 고친 거예요. 자기 2시간 전부터는 카페인 음료 안 마시기, 침대에서는 일 생각 안 하려고 메모장에 내일 할 일 적어두기, 샤워를 너무 늦지 않게 하고 몸을 조금 따뜻하게 만들기 같은 거요. 특히 핸드폰이 제일 문제였는데, “조금만 보고 자자”가 항상 한 시간을 넘기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충전기를 침대에서 좀 멀리 뒀어요. 완벽하게 성공하는 날만 있는 건 아닌데, 적어도 예전처럼 새벽에 알고리즘에 끌려다니는 시간은 줄었어요.

그리고 솔직히 저는 혼자 버티는 걸로 잘 안 됐어요. 잠 문제도 우울감이랑 같이 엉켜 있으니까 더 그랬고요. 그래서 지역 정신건강의학과나 ○○대학병원 쪽에서 상담 받아본 적도 있는데, “이 정도로 힘들어도 말해도 되는구나” 싶어서 조금 안심됐어요. 치료나 상담이 누구한테나 같은 방식으로 맞는 건 아니겠지만, 너무 오래 잠 때문에 무너지고 있으면 전문가 도움도 받아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저도 아직 회복 중이라 대단한 비법은 없는데, 혹시 여기 계신 분들은 잠 잘 자기 위해 바꾼 거 뭐 있었는지 궁금해요. 사소한 거라도 서로 나누면 조금 덜 외로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