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치료한 지 2년쯤 됐는데, 돌이켜보면 제가 제일 크게 망했던 게 다이어트였어요. 처음엔 약 먹으면서 몸이 좀 붓는 느낌이 드니까 그게 너무 신경 쓰이더라고요. 원래도 예민한 편인데 거울 볼 때마다 “이러다 계속 찌는 거 아냐?” 하는 생각이 커졌고, 그때부터 식단을 엄청 빡세게 잡았어요. 탄수 거의 끊고, 저녁 안 먹고, 커피로 버티고, 하루에 만 보 넘게 걸으면 괜찮아질 줄 알았어요. 근데 지금 생각하면 몸보다 불안부터 더 자극했던 방식이었던 것 같아요.
문제는 며칠 지나니까 몸이 먼저 신호를 보내더라고요. 공복이 길어지면 손 떨리고 심장 빨리 뛰는 느낌이 왔는데, 그게 저한테는 그냥 배고픔으로 안 느껴졌어요. “어? 또 시작인가?” 싶으니까 바로 긴장하고, 긴장하니까 숨 더 가빠지고, 그러다 밖에서 식은땀 나고 어지러운 적도 있었어요. 그때는 제가 살 빼려고 참고 있는 건지, 불안을 키우고 있는 건지 구분이 안 갔어요. 결국 한 번 크게 흔들리고 나서는 폭식도 왔어요. 며칠 참다가 밤에 빵이랑 라면이랑 과자까지 한꺼번에 먹고, 먹고 나면 또 자책하고. 빠지기는커녕 컨디션만 더 무너졌어요.
그래서 결국 지역 ○○병원 다닐 때 상담하면서 이 얘기도 꺼냈었는데, 적어도 저처럼 불안 증상이 몸감각이랑 바로 연결되는 사람은 너무 극단적인 방식이 오히려 안 맞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 뒤로는 살을 빨리 빼는 쪽보다, 끼니 거르지 않고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 꾸준히 하는 쪽으로 바꿨고요. 드라마틱하진 않아도 그게 훨씬 덜 무너졌어요. 혹시 저처럼 치료 중에 체중 때문에 조급해져서 무리한 식단 들어간 분 있나요? 저는 진짜 “의지만 없어서 실패했다”기보다 방식이 제 상태랑 안 맞았던 것 같아요. 비슷한 분들은 너무 몰아붙이는 다이어트보다 몸 상태 보면서 가는 게 더 도움이 될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