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다이어트 한다고 큰맘 먹을 때마다 초반 3일은 미친 듯이 하거든요. 식단 빡세게 하고 걷기 1만 보 채우고 물도 억지로 많이 마시고. 근데 꼭 그렇게 오버하면 일주일도 못 가서 폭식하고 “역시 난 의지가 없음” 이 루트로 다시 돌아왔어요. 요요도 몇 번 반복하니까 몸무게보다 멘탈이 더 너덜너덜해지더라요. 그래서 이번엔 좀 자존심 상해도 진짜 제일 쉬운 것만 남겨봤는데, 그중에 제일 효과 봤던 게 의외로 식사 끝나고 10~15분 걷는 습관이었어요.

처음엔 솔직히 “이런 걸로 뭐가 달라지냐” 싶었어요. 예전의 저는 항상 한 번 할 때 확 해야 직성이 풀렸거든요. 근데 오히려 그 성격 때문에 망했던 거 같아요. 밥 먹고 바로 눕거나 핸드폰 붙잡고 있으면 괜히 더 먹고 싶어지고, 먹은 거에 대한 죄책감도 바로 올라왔는데 그냥 밖이든 집 안이든 조금 걷고 오니까 그 흐름이 끊기더라고요. 칼로리 태우겠다 이런 느낌보다, 아 이제 밥 끝났다는 신호를 몸에 주는 느낌? 과식 줄이는 데도 저한텐 도움이 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이 습관이 좋았던 게 실패해도 타격이 적다는 거였어요. 헬스 1시간 계획해놓고 못 가면 하루 망한 기분인데, 10분 걷기 못 했다고 해서 아예 다 포기하게 되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이어붙이기가 쉬웠음. 저는 저녁 먹고 특히 군것질 많이 하던 타입인데, 걷고 와서 바로 양치까지 묶어버리니까 밤에 뭘 덜 집어먹게 됐어요. 엄청 드라마틱하게 빠졌다 이런 건 아닌데, 적어도 예전처럼 확 빼고 확 찌는 패턴은 좀 덜해졌어요. 정신적으로도 “또 실패했네”보다 “오늘도 이 정도는 했다” 쪽으로 생각이 바뀌는 게 컸고요.

혹시 저처럼 뭐든 시작하면 너무 세게 들어갔다가 꼭 무너지는 사람 있나요. 다들 꾸준히 해서 효과 본 습관 하나씩 있는지 궁금해요. 운동, 식단 이런 큰 얘기 말고 진짜 일상에서 붙여놓을 수 있는 거. 저는 아직도 자책하는 날 많긴 한데, 적어도 이건 계속해볼 만하더라구요. 비슷한 사람들한테는 조금 도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써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