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살이 안 빠지면 그냥 내가 게을러서 그런 줄만 알았어요. 그래서 마음 급해질 때마다 식단을 더 세게 줄였고, 저녁 안 먹기, 하루 한 끼, 탄수 거의 끊기 같은 것도 해봤어요. 처음 며칠은 숫자가 내려가니까 괜히 될 것 같거든요. 근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어요. 기운은 없고 예민해지고, 잠도 뒤죽박죽되고, 한 번 무너지면 진짜 심하게 먹게 되더라고요. 그러고 나면 죄책감 때문에 다음날 더 독하게 굴고, 또 실패하고. 지금 생각하면 살이랑 싸운다기보다 제 멘탈을 계속 갉아먹는 방식이었던 것 같아요.
요즘은 개인적으로 몸 상태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시기라 더 조심스럽게 보게 됐어요. 난임 시술 중이라 이런 얘기까지 꺼내도 되나 싶긴 한데, 그 전부터도 다이어트만 시작하면 제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해졌어요. 원래도 스트레스 받으면 먹는 쪽인데, 억지로 통제하려고 할수록 음식 생각만 더 나고요. 주변에서는 “조금만 참으면 빠진다” 이런 말을 쉽게 하는데, 저는 그 말이 제일 힘들었어요. 참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었던 것 같아서요. 몸도 몸인데, 자꾸 제 자신을 실패한 사람처럼 느끼게 되는 게 제일 컸어요.
특히 실패한 다이어트들 공통점이, 전부 너무 빨리 결과 보려고 했던 거였어요. 2주 안에 확 빼야지, 이번엔 무조건 성공해야지, 이런 식으로요. 근데 그렇게 몰아붙이면 일상 자체가 망가지더라고요. 약속도 피하게 되고, 먹는 자리 생기면 불안하고, 한 번 계획 틀어지면 “에라 모르겠다”로 가고. 정신건강 갤이라 이런 말 해보는데, 저는 체중보다 그 불안감이 더 무서웠어요. 다이어트 시작할 때마다 제 기분이 바닥을 찍는 패턴이 반복되니까 이제는 무작정 빼는 것보다 덜 무너지는 방법이 먼저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요.
혹시 여기 계신 분들 중에도 저처럼 다이어트 실패가 단순히 의지 문제가 아니라 스트레스나 감정이랑 더 크게 엮여 있었던 분 있나요? 저는 이제 극단적으로 줄이는 방식은 저한테 안 맞는다는 것까진 알겠는데, 그러면 뭘 기준으로 다시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마음 덜 상하면서 오래 가는 방식이 분명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다들 어떤 식으로 균형 잡으셨는지 궁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