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 길어지니까 제일 먼저 무너진 게 멘탈인 줄 알았는데, 돌이켜보면 몸이 먼저였던 것 같아요. 하루 종일 앉아서 자소서 쓰고 공고 보고, 불안하면 단 거 계속 집어먹고, 밤에는 잠도 얕게 자고… 그러다 보니까 체중도 조금씩 늘고 아침마다 몸이 너무 무거웠어요. 그냥 살쪘다는 문제보다도, 몸이 무겁고 얼굴이 붓고 심장이 괜히 빨리 뛰는 날이 많아져서 더 예민해졌던 것 같아요. 원래도 불안이 심한 편인데 그런 날은 진짜 별것도 아닌 걸로 숨 막히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엔 무리하게 빼야지 이런 식으로 안 하고, 그냥 컨디션부터 돌아오게 해보자는 마음으로 바꿨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물 한 컵 마시고, 햇빛 10분이라도 보고, 밥 시간 최대한 안 밀리고, 카페인은 오후 늦게 안 마시고요. 운동도 막 대단한 거 아니고 집 근처 20~30분 걷는 정도만 했어요. 신기했던 건 체중 숫자는 바로 안 변해도, 며칠 지나니까 머리 맑은 시간이 조금 생기고 밤에 뒤척이는 게 덜해졌다는 거예요. 예전엔 하루 망하면 “아 역시 난 안 되나 보다”로 끝났는데, 지금은 한 끼 엉켜도 다음 끼니 그냥 먹으면 된다고 넘기게 되더라고요.

특히 저한테는 혈당 출렁이는 느낌처럼 공복이 길어지면 불안도 더 커지는 것 같았어요. 괜히 손 떨리고 심장 두근거려서 또 내가 이상한가 싶었는데, 규칙적으로 먹으니까 그런 순간이 조금 줄었어요. 물론 이것만으로 불안이 싹 없어지는 건 아니고, 컨디션 관리가 불안한 날을 조금 덜 힘들게 만들어주는 정도? 그런 도움은 될 수 있어요. 취준하면서 몸 챙기는 게 사치 같았는데, 오히려 몸이 덜 무너져야 마음도 덜 흔들리는 것 같아서 요즘은 이게 더 중요하게 느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