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예전보다 좀 덜 가라앉는 날이 늘어서, 혹시 누군가한테는 도움이 될 수도 있을까 싶어서 적어봐요. 저는 우울증 회복 중인 직장인인데, 한동안은 “좋다는 거 다 해봐도 소용없다” 쪽에 가까웠거든요. 근데 신기하게도 엄청 대단한 방법보다 진짜 사소한 걸 꾸준히 했을 때 조금씩 달라지더라고요. 당장 기분이 확 좋아지는 건 아닌데, 바닥으로 확 꺼지는 횟수가 줄어드는 느낌? 저는 그게 꽤 컸어요.

제일 먼저 효과를 좀 본 건 아침에 햇빛 10분 쬐는 거였어요. 출근 전에 집 앞 잠깐 걷거나, 너무 힘든 날엔 창문 열고 멍하니 서 있기라도 했어요. 처음엔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는데, 몇 주 지나니까 몸이 완전히 밤 모드인 채로 하루를 시작하는 느낌이 조금 덜하더라고요. 그리고 물 많이 마시기, 샤워 미루지 않기, 기상 시간 너무 무너지지 않게 하기. 다 뻔한 말 같았는데, 회복 중일 때는 그 뻔한 게 생각보다 안전장치가 될 수 있었어요. 못 한 날도 많았고요. 그래도 다음 날 다시 하면 되더라고요.

또 하나는 하루 끝에 “오늘 한 거 1개”만 적는 거였어요. 거창하게 일기 쓰는 건 부담돼서, 그냥 “출근함”, “점심 챙겨 먹음”, “답장 하나 보냄” 이런 식으로요. 멀쩡한 사람한텐 별거 아닐 수 있는데, 저는 자꾸 저를 실패한 사람처럼 보게 되니까 이런 기록이 좀 브레이크가 됐어요. “아예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니네” 하고요. 그리고 주말엔 무리해서 생산적인 척 안 하고, 진짜 쉬는 시간 조금이라도 확보하려고 했어요. 쉬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더라구요.

물론 이게 누구한테나 똑같이 맞는다고는 못 하겠어요. 컨디션이 많이 안 좋을 땐 이런 것조차 버거울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너무 큰 목표 말고, 숨 붙어 있는 루틴 하나만 붙잡는 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저는 아직도 오락가락하는데, 예전처럼 완전히 휩쓸리지만은 않아서 그걸로 버티는 중이에요. 혹시 여러분은 꾸준히 하다가 “이건 의외로 좀 괜찮았다” 싶은 습관 있었나요? 저도 더 배워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