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다니면서 살이 좀 붙었다는 말 듣고 괜히 꽂혀서, 이번엔 진짜 빼보겠다고 다이어트 시작했었어요. 문제는 제가 원래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어서 먹는 거 조금만 잘못돼도 바로 배가 꼬이는 편인데, 그걸 알면서도 유행하는 식단 따라 한 게 제일 큰 실수였던 것 같아요. 아침은 쉐이크, 점심은 닭가슴살 샐러드, 저녁은 거의 안 먹는 식으로 버텼는데 처음 며칠은 오히려 내가 드디어 정신 차렸나 싶었거든요. 근데 그 뒤로는 배는 계속 더부룩하고, 장은 예민해지고, 신경은 더 날카로워지고, 공부는 하나도 안 잡히더라고요.

진짜 힘들었던 건 몸보다 멘탈이었어요. 원래도 대학원 생활 자체가 압박감이 심한데, 거기다 먹는 것까지 통제하려니까 하루 종일 “이거 먹어도 되나”, “지금 배고픈데 참아야 하나”, “오늘도 실패하면 어쩌지” 이 생각만 하게 됐어요. 남들은 의지 문제라고 쉽게 말하는데, 저는 배 아픈 거랑 불안한 게 같이 오니까 그게 그냥 식욕 조절의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결국 어느 날은 밤에 참고 참다가 빵이랑 라면을 한꺼번에 먹고, 먹자마자 후회하고, 배는 또 뒤집어지고… 딱 그 패턴 반복이었어요. 살 빼려고 시작했는데 자책만 늘어났던 느낌.

지금 생각하면 제가 원했던 건 건강하게 조절하는 거였지, 저를 몰아붙이는 방식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특히 예민한 사람이나 장이 약한 사람은 남들한테 맞는 방식이 나한테도 맞는다는 보장이 진짜 없더라고요. 저는 그 뒤로 “적게 먹기”보다 “덜 자극적으로 먹기”, “규칙적으로 먹기” 쪽으로 방향을 바꿨고, 적어도 폭식 후 후회하는 루프는 좀 줄었어요. 물론 이것도 누구한테나 정답은 아닐 거고, 비슷한 분들한테 참고 정도나 도움될 수 있어요.

혹시 여기에도 장 예민하거나 불안 심한데 다이어트 건드렸다가 더 꼬여본 분 있나요? 다들 어떻게 조절했는지 궁금해요. 저는 솔직히 이제 살보다 멘탈 안 무너지는 쪽이 더 중요하다고 느끼는 중인데, 그러면 또 스스로 나태해진 건가 싶어서 그 생각 때문에도 괜히 흔들리네요. 비슷한 경험 있으면 좀 듣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