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는 자정이 넘어 잠들고, 주말에는 점심 무렵까지 침대에 머무는 사람이 적지 않다. 부족한 잠을 보충했다고 생각하지만 월요일 아침이면 다시 피곤하다. 충분히 잤는데도 개운하지 않다면 잠의 길이와 함께 잠드는 시각, 밤중에 깨는 횟수, 낮 동안의 졸음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면 건강은 침대에 누워 있던 시간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수면을 단순한 휴식으로 보는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는 오는 10월 14일부터 16일까지 여성의 수면과 건강을 주제로 연구회의를 개최한다. 호르몬 변화와 생애주기, 사회적 부담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하는 자리다. 특히 임신과 폐경 등 삶의 변화 속에서 나타나는 수면 문제를 건강관리의 중요한 과제로 다룬다.
잠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잠든 동안에도 몸이 여러 기능을 유지하고 조절하기 때문이다. 수면은 뇌 기능뿐 아니라 면역과 식욕 조절, 심장과 혈관의 건강에도 관여한다. 질 좋은 잠이 장기간 부족하면 고혈압과 당뇨병, 비만,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가 제시하는 성인의 권장 수면 시간은 하루 7~9시간이다. 다만 시간을 채웠다는 사실만으로 수면 상태가 양호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몸속 생체시계는 빛과 어둠, 일상적인 수면 일정에 영향을 받는다. 평일과 주말의 취침·기상 시각이 크게 달라지면 일정한 생활 리듬을 유지하기 어렵다. 주말의 긴 잠이 부족한 휴식을 일부 보충할 수는 있지만, 누적된 수면 부족을 충분히 회복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 피곤함이 반복될 때는 ‘얼마나 오래 잤는가’와 함께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자고 일어났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생활에서 조정할 부분은 의외로 가까이 있다. 밤마다 다른 시각에 잠자리에 든다면 수면 시간을 확보하면서 취침과 기상 일정을 일정하게 맞추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낮에는 가능한 범위에서 바깥 활동과 신체활동을 하고, 잠들기 전에는 조명을 낮춰 조용한 시간을 갖는 방법이 도움이 된다. 침실은 어둡고 조용하며 지나치게 덥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늦은 시간의 과식과 음주도 점검 대상이다.
오후의 커피 한 잔이 밤잠에 영향을 주는지도 살펴야 한다. 카페인의 각성 효과는 수시간 이어질 수 있어, 잠들기 어렵다면 섭취 시각을 앞당기거나 양을 줄여 반응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술 역시 잠을 부르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밤중에 깨게 해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자기 직전까지 휴대전화를 보는 습관도 줄여볼 만하다. 화면의 빛은 몸에 깨어 있어야 한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
생활습관을 바꿔도 피로가 지속되면 수면장애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심한 코골이와 함께 자는 동안 숨이 멎는다는 말을 듣거나, 충분히 잤는데도 낮에 자꾸 졸린 경우가 대표적이다. 밤마다 여러 차례 깨고 다시 잠들기 어렵거나, 잠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 반복될 때도 진료를 고려할 수 있다. 이런 변화는 본인보다 함께 생활하는 가족이 먼저 알아차리기도 한다.
진료 전에는 잠자리에 든 시각과 실제 기상 시간, 밤중에 깬 횟수, 커피와 술을 마신 시간을 간단히 기록하면 도움이 된다. 며칠의 인상보다 반복되는 패턴을 확인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피곤함을 의지 부족이나 나이 탓으로만 넘기기보다 자신의 밤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수면 건강을 챙기는 출발점은 오래 누워 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고, 반복되는 불편의 원인을 찾는 데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