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관자놀이가 욱신거리면서 빛과 소리에 유난히 예민해지고, 심하면 속이 울렁거리거나 구토까지 이어지는 두통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편두통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편두통은 단순한 스트레스성 두통과 달리 뇌혈관과 신경계가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질환으로, 유전적 소인과 다양한 환경적 유발 요인이 겹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학계에서는 편두통이 뇌 속 혈관이 확장되고 염증 반응이 일어나면서 통증이 발생한다는 혈관성 이론과, 삼차신경계와 뇌줄기의 과민 반응이 통증 신호를 증폭시킨다는 신경성 이론이 함께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로토닌을 비롯한 신경전달물질의 농도 변화가 이 과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발생 기전은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가족력은 편두통의 대표적 위험 요인 중 하나다. 부모 중 한쪽이 편두통을 앓은 경우 자녀에게서도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전적으로 신경이 자극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체질을 물려받는 경우가 많다. 대한두통학회에 따르면 편두통은 여성에게서 남성보다 뚜렷하게 더 많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여성에게 편두통이 흔한 이유로는 호르몬 변화가 꼽힌다. 생리 주기에 따른 에스트로겐 농도 변동, 임신과 출산, 폐경 전후 시기에 두통 양상이 달라지거나 빈도가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생리 시작 전후로 두통이 심해지는 월경관련 편두통을 겪는 여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된다.

호르몬 변화도 편두통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그림=메디닉스DB]
스트레스와 수면 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유발 요인이다. 과도한 긴장 상태가 이어지거나 반대로 긴장이 풀리는 주말에 두통이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잠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많이 자는 등 수면 패턴이 불규칙해지면 뇌의 각성 체계가 흐트러지면서 두통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정 음식과 음료도 편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카페인을 과다 섭취하거나 반대로 갑자기 끊었을 때, 레드와인을 비롯한 알코올, 초콜릿, 숙성 치즈, 가공육에 포함된 아질산염, 일부 조미료 성분 등이 민감한 사람에게서 두통 방아쇠로 작용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날씨와 환경 변화 역시 중요한 유발 요인으로 꼽힌다. 기압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습도가 높아지는 날, 강한 햇빛이나 깜빡이는 조명, 큰 소음, 진한 향수나 냄새에 노출되면 두통이 시작되는 경우가 있다. 장시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며 눈의 피로가 누적되는 것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끼니를 거르거나 수분 섭취가 부족한 상태도 편두통을 부추길 수 있다.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 뇌혈관 상태가 불안정해지면서 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평소보다 과격한 운동을 갑자기 했을 때도 두통이 유발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정 음식과 음료가 두통 방아쇠가 되기도 해 [그림=메디닉스DB]
편두통은 흔히 겪는 긴장성 두통과 구분된다. 긴장성 두통은 머리 양쪽이 띠로 조이는 듯한 느낌이 특징인 반면, 편두통은 한쪽에서 시작되는 박동성 통증과 함께 구역질, 구토, 빛과 소리에 대한 민감 반응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환자는 두통에 앞서 시야에 번쩍이는 빛이 보이는 전조 증상을 겪기도 한다.
다음과 같은 경우라면 단순 편두통으로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생전 처음 겪는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시작됐거나, 팔다리 마비나 언어 장애, 시야 이상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될 때, 발열과 함께 두통이 심해질 때, 50세 이후 처음 두통이 생겼거나 평소와 다른 양상으로 두통이 변했을 때는 즉시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편두통을 줄이려면 두통일지를 작성해 어떤 음식이나 상황에서 두통이 시작되는지 스스로 파악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 시간을 지키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며,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조절하는 생활습관 관리가 우선이다. 두통이 잦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하다면 신경과 전문의와 상담해 적절한 관리 방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