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코가 막혀 숨쉬기 힘들고, 하루 종일 맑은 콧물이 흐르며 재채기가 멈추지 않는 상태가 몇 달째 반복되고 있다면 단순한 감기가 아니라 만성비염일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 계절이 바뀌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두통이나 후비루까지 겹친다면 방치하지 말고 원인 파악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의학적으로 비염 증상이 12주 이상 지속되거나 한 해 동안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만성비염으로 분류한다. 코감기처럼 며칠 만에 저절로 낫는 급성비염과 달리 만성비염은 코 점막의 염증이 오래 지속되면서 코막힘과 콧물, 재채기 같은 증상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원인은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집먼지진드기나 꽃가루, 반려동물 털에 반응하는 알레르기성 비염이 대표적이고,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이 만성화되는 경우도 있다. 비중격이 휘어 있거나 코 안에 비용종이 생긴 구조적 문제, 미세먼지와 담배연기 같은 자극 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만성비염의 대표 증상은 코막힘, 맑거나 끈적한 콧물, 재채기, 목 뒤로 콧물이 넘어가는 후비루다. 코막힘이 심해지면 입으로 숨을 쉬게 되면서 목이 자주 마르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며, 집중력 저하와 만성 두통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다.

코막힘과 두통이 함께 오면 만성비염 가능성 살펴야 [그림=메디닉스DB]
증상이 4주 이상 이어지거나 일상생활에 불편을 줄 정도라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병력 청취와 비강 내시경 검사를 통해 점막 상태와 구조적 이상 여부를 살피고, 필요한 경우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찾기 위한 피부반응검사나 혈액검사를 함께 진행한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한이비인후과학회는 비강 내 스테로이드 분무제를 일차 치료로 권고하고 있다. 코 점막의 염증을 직접 가라앉혀 코막힘과 콧물을 줄이는 효과가 있으며, 알레르기성 비염이라면 항히스타민제를 함께 사용해 재채기와 가려움증을 조절하는 방식이 흔히 쓰인다.
약물치료와 더불어 생리식염수로 코 안을 세척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루 한두 차례 미지근한 식염수로 코 안의 분비물과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씻어내면 점막의 염증 완화에 보탬이 되며, 특별한 부작용 없이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생리식염수 세척은 만성비염 관리에 도움 [그림=메디닉스DB]
약물과 생활습관 관리로도 증상이 크게 나아지지 않거나 비중격만곡증, 비용종 같은 구조적 문제가 뚜렷하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하비갑개 축소술이나 비중격교정술 등이 대표적이며, 수술 여부는 증상의 정도와 구조적 이상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일상에서는 실내 습도를 40에서 60퍼센트 수준으로 유지하고 침구와 커튼을 자주 세탁해 집먼지진드기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담배연기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하고, 반려동물 알레르기가 있다면 침실 출입을 제한하는 등의 환경 관리가 필요하다.
코막힘과 콧물 같은 증상이 4주 이상 이어지거나 잠을 설칠 정도로 심하다면 자가 관리에만 의존하지 말고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두통이나 얼굴 통증, 후각 저하가 함께 나타난다면 축농증 등 다른 질환이 동반됐을 가능성도 있어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회복을 앞당기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