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위해 운동을 마친 뒤 단백질 파우더를 챙겨 먹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런데 유청, 카제인, 식물성 단백질 등 종류에 따라 몸속에서 흡수되는 속도가 다르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흡수 속도 차이를 이해하면 운동 전후나 취침 전 등 상황에 맞는 단백질을 골라 먹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유청단백질은 우유에서 유청을 분리해 만든 제품으로 소화·흡수 속도가 가장 빠른 편에 속한다. 근육 합성을 자극하는 류신 등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높아 운동 직후 근육 회복을 돕는 용도로 많이 사용된다. 섭취 후 30분에서 1시간 이내에 혈중 아미노산 농도가 빠르게 올라가는 특성이 있어 운동 후 단백질 보충 시간대에 흔히 권장된다.
카제인단백질은 같은 우유 단백질이지만 흡수 속도는 유청과 정반대다. 위산과 만나면 젤 형태로 뭉치는 성질이 있어 소화관을 천천히 통과하며 여러 시간에 걸쳐 아미노산을 서서히 내보낸다. 이런 특성 때문에 공복 시간이 긴 취침 전에 섭취하면 자는 동안 근육 분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콩, 완두, 현미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은 동물성 단백질보다 소화 속도가 느린 경우가 많고 원료에 따라 편차도 큰 편이다. 한 가지 원료만 사용하면 필수아미노산 구성이 다소 불완전할 수 있어 최근에는 콩과 완두, 쌀 단백질을 섞어 아미노산 균형을 맞춘 제품이 늘어나는 추세다.

운동 직후에는 빠르게 흡수되는 유청단백질이 권장된다 [그림=메디닉스DB]
흡수 속도가 달라지는 이유는 단백질 분자 구조와 위산에 대한 반응 차이에서 비롯된다. 유청단백질은 물에 잘 녹고 위에서 빠르게 풀리는 반면 카제인은 응고되는 성질 때문에 소화 시간이 길어진다. 식물성 단백질은 섬유질과 함께 존재해 소화 효소가 접근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차이를 활용하면 섭취 타이밍을 더 효율적으로 계획할 수 있다. 운동 직후에는 빠르게 흡수되는 유청단백질이, 잠들기 전이나 식사 간격이 긴 시간대에는 천천히 흡수되는 카제인단백질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많다. 식물성 단백질은 소화가 완만해 일반 식사와 함께 섭취하거나 식사 대용으로 활용하기에 무리가 없다.
다만 모든 사람에게 유청단백질이 맞는 것은 아니다. 유당불내증이 있는 경우 유청단백질 섭취 후 복부팽만감이나 설사 같은 소화불편을 겪을 수 있어 이때는 유당을 제거한 분리유청이나 식물성 단백질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카제인단백질도 포만감이 강해 소화가 더딘 사람에게는 속이 더부룩하게 느껴질 수 있다.

제품 선택 전 성분표를 꼼꼼히 살피는 것이 좋다 [그림=메디닉스DB]
단백질을 여러 종류 혼합해 섭취하는 전략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서로 다른 식물성 단백질 원료를 조합하면 부족한 아미노산을 보완할 수 있고 유청과 카제인을 함께 섭취하면 빠른 흡수와 지속적인 공급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다만 제품 선택 전에는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다이어트 중 단백질 파우더를 활용할 때는 흡수 속도뿐 아니라 하루 섭취 열량과 첨가당, 인공감미료 함량도 함께 살펴야 한다. 단백질 보충제는 어디까지나 식사를 보완하는 수단이며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특정 질환이 있거나 신장 기능에 이상이 있는 경우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기 전에 의료진과 상담할 것을 권고한다. 평소 소화가 잘 안 되거나 특정 제품 섭취 후 반복적으로 속이 불편하다면 원료와 성분을 바꿔보고, 증상이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 상담받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