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벌초와 성묘를 위해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말벌에 쏘이는 사고도 함께 늘고 있다. 9월은 말벌의 활동이 한 해 중 가장 왕성한 시기로, 벌집을 잘못 건드리면 벌 떼가 한꺼번에 달려들어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벌쏘임 사고는 해마다 늦여름부터 초가을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시기 말벌은 겨울을 나기 위해 먹이 활동을 활발히 하고 벌집도 한 해 중 가장 큰 규모로 자라 있어, 작은 진동이나 소음에도 공격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벌초 작업 중에는 예초기의 소음과 진동이 땅속이나 나무 밑동에 있는 벌집을 자극해 벌 떼의 공격을 부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풀숲이나 무덤가 흙더미, 나무 그늘 아래에 벌집이 숨어 있는 사례가 흔한 만큼 작업 전 주변을 미리 살펴보는 습관이 사고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어두운 색 옷이나 향이 강한 화장품과 향수는 벌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벌초나 성묘를 갈 때는 되도록 밝은 색 계열의 옷을 입고 향이 강한 제품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소매와 바지 밑단을 단단히 여며 벌이 옷 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도 실질적인 예방법이 된다.

밝은 옷차림이 벌 쏘임 예방에 도움 [그림=메디닉스DB]
말벌에 쏘이면 쏘인 부위가 붉게 부어오르고 통증과 가려움이 동반되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벌독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의 경우 온몸에 두드러기가 퍼지거나 호흡곤란, 어지럼증, 의식 저하 같은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즉각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벌에 쏘였을 때는 우선 침착하게 그 자리를 벗어나 추가로 쏘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먼저다. 벌 떼를 손이나 옷을 휘둘러 쫓으려 하면 오히려 더 많은 벌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자세를 낮추고 조용히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피부에 침이 박혀 있다면 손가락으로 잡아 뽑기보다 손톱이나 신용카드 모서리를 이용해 옆으로 긁어내듯 제거하는 것이 좋다. 손으로 세게 눌러 뽑으면 독낭이 눌려 오히려 더 많은 독이 주입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하며, 이후 상처 부위를 깨끗한 물로 씻고 얼음찜질로 부기를 가라앉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질병관리청은 벌에 쏘인 뒤 호흡곤란, 전신 두드러기, 입술과 얼굴의 부종, 심한 어지럼증 등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하고 응급실을 찾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과거 벌에 쏘여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겪은 적이 있다면 증상이 가볍더라도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쏘인 부위는 냉찜질로 부기를 가라앉혀야 [그림=메디닉스DB]
민간요법으로 알려진 된장이나 침, 담뱃진 등을 상처에 바르는 행동은 세균 감염 위험을 오히려 높일 수 있어 삼가는 것이 좋다. 쏘인 부위를 손으로 짜거나 세게 문지르는 것도 독이 퍼지는 속도를 높일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벌초나 성묘를 앞두고는 예초기 작업 구역 주변에 벌집이 있는지 육안으로 미리 확인하고, 벌집을 발견하면 직접 제거하려 하지 말고 소방서나 전문 방제 업체에 신고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다. 여러 명이 함께 이동할 때는 서로 일정한 거리를 두어 한꺼번에 벌집을 자극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사고를 줄이는 방법이 된다.
성묘와 벌초는 벌의 활동이 가장 왕성한 늦여름과 초가을 시기와 겹치는 만큼, 작업 전 밝은 옷차림과 향 없는 제품 사용, 벌집 사전 확인 같은 기본 수칙을 지키는 것이 사고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만약 쏘였다면 당황하지 말고 침 제거와 냉찜질 등 기본 응급처치를 한 뒤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