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그릇이 평소보다 빨리 비고 소변을 자주 보는데, 사료는 잘 먹으면서 살이 빠지는 반려견이 있다. 이런 변화가 이어진다면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고 넘기기보다 당뇨병을 포함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보호자가 집에서 발견한 음수량과 체중의 변화는 진료에서 중요한 단서가 된다.
미국동물병원협회(AAHA)는 지난 9월 1일 개의 당뇨병 진단과 치료, 모니터링을 다룬 2026년 관리지침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은 개와 고양이의 질병 특성이 다르다는 점을 반영해 지침을 분리하고, 인슐린 치료와 연속혈당측정기 활용, 식사 관리, 보호자 교육을 구체화했다. 치료 선택지가 늘어도 보호자와 진료팀이 함께 관리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개의 당뇨병은 인슐린 부족으로 혈액 속 포도당을 세포가 에너지원으로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잘 먹는데도 체중이 줄고 갈증과 소변량이 늘 수 있다. 진단은 이런 증상에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종합해 내린다. 코넬대 수의과대학은 혈당이 높게 나왔더라도 임상 증상이 뚜렷하지 않으면 추가 검사를 통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치료에는 일반적으로 지속적인 인슐린 투여가 필요하다. 식단만 바꾸거나 고양이의 당뇨병 치료 경험을 그대로 적용해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새 지침에는 장시간 작용하는 인슐린의 활용도 반영됐지만, 투여 횟수와 용량은 제품과 반려견의 반응에 따라 달라진다. 새로운 치료 소식만으로 기존 주사 횟수를 줄이거나 약제를 바꾸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가정에서 중요한 부분은 식사와 투약의 관계를 정확히 이해하는 일이다. 사료 종류와 양, 간식, 운동 시간은 가능한 한 일정하게 유지하고, 처방받은 인슐린에 맞는 투여 시점을 따라야 한다. 밥을 먹지 않거나 토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도 미리 안내받는 것이 좋다. 평소보다 적게 먹었는데 관성적으로 같은 처치를 반복하지 않도록, 진료팀과 상황별 대응 계획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혈당을 살피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연속혈당측정기는 피부에 부착한 센서로 조직액의 포도당 변화를 기록해 식사와 운동, 주사 이후의 흐름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센서가 보여주는 값과 실제 혈당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AAHA 지침은 매우 높거나 낮은 측정값에 추가 확인이 필요할 수 있으며, 특히 증상이 없는 상태의 낮은 수치를 근거로 치료를 바꾸기 전에는 확인 과정을 거치도록 설명한다.
보호자는 숫자만 보기보다 하루 생활을 함께 기록하는 것이 좋다. 사료를 얼마나 먹었는지, 물을 찾는 모습과 소변량이 달라졌는지, 주사와 산책은 언제 했는지를 적어두면 측정 결과를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센서 사용 여부와 기간도 반려견의 상태와 검사 필요성에 따라 정한다. 더 자주 측정하는 것 자체가 치료 목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인슐린 치료 중에는 저혈당 징후를 알아두어야 한다. 갑자기 기운이 없고 비틀거리거나 몸을 떨며, 반응이 둔해지거나 경련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변화가 보이면 즉시 동물병원에 연락해 안내받은 응급 대처를 시행하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의식이 저하된 반려견에게 음식이나 물을 억지로 먹이면 흡인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식욕 저하와 구토, 심한 무기력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당뇨병성 케톤산증 같은 응급 합병증도 고려해야 한다. 관리의 목표는 혈당 숫자를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갈증과 배뇨, 체중, 활동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치료 조정과 재검이 자주 필요할 수 있다. 보호자가 투약이나 식사 관리에서 겪는 어려움을 솔직하게 공유해야 반려견과 가정이 지속할 수 있는 관리 계획을 세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