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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가 바이러스 견디는 비결, 학계가 주목하는 면역 연구

박쥐 체내 바이러스 공존 원리에 학계 관심 집중, 인수공통감염병 확산 경로 규명 연구 본격화

메디닉스 정유준기자|입력 |조회 0
AI세줄 요약
  • 박쥐 특이 면역체계 학계서 활발히 연구돼
  • 바이러스 잘 견디는 면역 원리 밝히려는 연구
  • 야생 박쥐 만지지 말고 이상 증상땐 병원 가야

AI 기술로 자동 요약한 내용입니다.

박쥐가 서식할 수 있는 자연 동굴 입구 전경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메디닉스DB]

최근 십여 년 새 등장한 여러 신종 감염병의 발원지로 박쥐가 반복해서 지목되면서, 박쥐가 어떻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몸속에 지니고도 별다른 증상 없이 살아가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에 학계에서는 박쥐 고유의 면역체계를 분석해 인수공통감염병이 사람에게 옮겨오는 원리를 규명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박쥐는 포유류 중 유일하게 날 수 있는 동물로, 비행에 필요한 높은 대사량을 감당하는 과정에서 세포 손상과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독특한 면역 조절 능력을 갖추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특성이 바이러스 감염에도 과도한 염증 반응 없이 견디는 배경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사람이나 다른 포유동물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강한 염증 반응과 함께 발열, 조직 손상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반면 박쥐는 감염 초기부터 항바이러스 물질인 인터페론을 지속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발현시켜, 바이러스 증식은 억제하면서도 과도한 염증으로 인한 자가 손상은 피하는 균형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런 독특한 면역 균형 덕분에 박쥐는 여러 바이러스를 몸속에 지니고도 발병하지 않는 이른바 자연 숙주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 바이러스가 박쥐에게는 무해하더라도 중간 숙주나 사람에게 옮겨갈 경우 전혀 다른 양상으로 발현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험실에서 유전자 샘플을 분석하는 연구자

박쥐 면역 유전자 분석 연구가 활발히 진행중 [그림=메디닉스DB]

박쥐에서 유래한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파되는 경로는 대체로 직접 접촉보다는 다른 야생동물이나 가축을 거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쥐의 배설물이나 타액이 과일, 물 등을 오염시키고, 이를 매개로 다른 동물이나 사람이 노출되는 방식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학계에서는 박쥐의 유전체와 면역세포를 정밀 분석해, 어떤 유전자가 바이러스 내성에 관여하는지 찾아내려는 연구가 국내외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대한감염학회 등 관련 학회에서도 인수공통감염병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박쥐 면역 연구의 중요성을 거듭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질병관리청은 신종 감염병의 상당수가 야생동물에서 기원한 만큼, 박쥐를 포함한 야생동물의 바이러스 보유 현황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 역시 사람과 동물, 환경을 통합적으로 살피는 원헬스 접근을 감염병 대응의 핵심 원칙으로 강조하고 있다.

야생동물 조사를 위해 동굴을 살펴보는 연구자들

박쥐 서식지 감시 활동 현장 [그림=메디닉스DB]

기후변화와 서식지 파괴로 박쥐의 이동 경로가 바뀌고 인간 거주 지역과의 접촉이 늘어나면서, 인수공통감염병이 발생할 가능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시 근교 동굴이나 폐가, 과수원 등에서 박쥐를 마주치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박쥐를 비롯한 야생동물을 발견하더라도 직접 만지거나 포획하려 하지 말고 거리를 두고 관찰만 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동굴 탐방이나 야외 활동 중 박쥐의 배설물, 사체 등을 접촉했다면 즉시 손을 씻고 관련 증상이 나타나는지 살펴보는 것이 안전하다.

박쥐에게 물리거나 긁힌 경우, 또는 배설물에 직접 노출된 뒤 발열이나 근육통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노출 경위를 정확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야외 활동 시에는 긴 옷을 착용하고 야생동물 서식지에 함부로 접근하지 않는 습관이 감염 예방의 기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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