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2027년도 예산안으로 1조 4,347억원을 편성했다고 1일 밝혔다. 전날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 이번 예산안은 감염병 예방과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으며, 국가예방접종 백신의 종류가 바뀌는 내용이 담겨 접종을 앞둔 가정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번 예산안은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감염병은 물론 언제 등장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신종감염병에 대한 예방과 관리에 무게를 실었다. 감염병 대응 역량을 평상시부터 갖춰야 유사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국가예방접종 백신 구성이다. 사람유두종바이러스, 즉 HPV 백신은 기존보다 더 많은 유형의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9가 백신으로 전환된다. HPV는 여러 암과 관련이 있는 바이러스로, 예방접종을 통해 감염 위험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폐렴구균 백신도 바뀐다. 질병관리청은 폐렴구균 백신을 단백결합백신, 이른바 PCV 방식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폐렴구균은 폐렴이나 중이염, 드물게는 뇌수막염 같은 침습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균으로, 영유아와 고령층에서 특히 주의가 필요한 감염원으로 꼽힌다.

국가예방접종 백신 종류가 바뀌면서 접종 확인이 필요해졌다 [그림=메디닉스DB]
백신 종류 전환은 예방 효과를 넓히고 접종 대상자의 건강 보호 수준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가예방접종사업은 정해진 대상자에게 무료 또는 저비용으로 백신을 지원하는 제도로, 백신이 바뀌면 접종 일정이나 절차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어 보호자와 대상자의 확인이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은 감염병 대응 역량을 근본적으로 키우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도 늘리기로 했다. 메신저리보핵산, 즉 mRNA 백신과 항체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백신 연구개발에도 예산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신종감염병 발생 시 국내에서 신속하게 백신과 치료제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같은 연구개발 투자는 감염병 유행 초기 해외 백신 도입에 의존해야 했던 과거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백신 개발 역량을 갖춰두면 위기 상황에서 접종 시기를 앞당기고 국민 건강을 더 빠르게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개발 투자로 국내 백신 자립 기반이 넓어질 전망 [그림=메디닉스DB]
국가예방접종사업 대상 백신은 통상 보건소나 지정 의료기관에서 접종할 수 있으며, 대상 연령과 접종 시기는 백신 종류에 따라 다르게 정해져 있다. 백신이 새롭게 전환되는 경우 기존에 접종을 시작한 사람은 남은 회차를 어떤 백신으로 이어가야 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예산안은 아직 확정 절차가 남아 있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세부 내용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접종 현장에 적용되는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세부 지침은 이후 질병관리청과 지방자치단체 보건소를 통해 순차적으로 안내될 것으로 보인다.
자녀나 부모의 예방접종 일정이 궁금하다면 가까운 보건소나 예방접종 도우미 홈페이지 등을 통해 대상 여부와 접종 시기를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접종 후 발열이나 붓기 등 이상 반응이 나타나면 무리하게 참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아 상담받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