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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오래 잔다고 좋은 건 아니다, 50대 이후 수면의 질이 중요한 이유

수면장애 심하거나 9시간 이상 자는 중년층, 근로 지속 기간 짧은 경향 확인

메디닉스 도현정기자|입력 |조회 0
잠 오래 잔다고 좋은 건 아니다, 50대 이후 수면의 질이 중요한 이유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잠은 오래 자면 잘 자는 것일까. 최근 연구에서는 단순한 수면시간보다 밤사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잠을 유지하는지가 중년 이후 건강과 일상 기능을 살펴보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수면 중 자주 깨거나 잠들기 어려운 상태가 지속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50대 이후 근로생활을 유지하는 기간이 짧은 경향을 보였다.

핀란드 투르쿠대학교 연구진은 공공부문 종사자 7만339명과 일반 근로연령 인구 6071명의 자료를 분석해 50세부터 68세까지 예상되는 근로생활 기간과 수면 상태의 관계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수면장애가 없다고 답한 사람의 예상 근로생활 기간은 약 13.4년이었지만, 중등도 수면장애가 있는 경우 13.0년, 심한 수면장애가 있는 경우 12.8년으로 감소했다. 심한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은 수면 문제가 없는 사람보다 약 8개월가량 짧은 근로생활 기간과 연관된 셈이다. 이번 연구는 지난 8월 18일 국제학술지 Occupational & Environmental Medicine에 발표됐다.

흥미로운 점은 수면시간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하루 수면시간을 7시간 미만, 7시간 이상 8시간30분 이하, 9시간 이상으로 구분했다. 7시간 미만과 중간 수면시간 그룹의 예상 근로생활 기간은 모두 약 13.2년으로 비슷했지만 9시간 이상 자는 그룹은 약 12.4년으로 짧았다. 다만 연구진은 오래 자는 행위 자체가 근로기간을 단축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만성질환이나 정신건강 문제, 피로 등 다른 건강 상태가 장시간 수면과 함께 나타났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결과가 말해주는 핵심은 잠을 무조건 줄이거나 늘려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건강한 수면은 시간과 질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미국수면의학회는 성인이 건강과 주간 각성도를 유지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하루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개인의 연령과 건강 상태에 따라 필요한 수면시간은 달라질 수 있으며, 질병 회복기처럼 평소보다 긴 수면이 필요한 상황도 있다.

생활 속에서는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가능한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주말마다 평일보다 지나치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이 반복되면 생체리듬이 흐트러질 수 있다. 아침이나 낮 시간에는 자연광을 충분히 받고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수면 리듬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잠들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늦은 시간에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습관도 줄이는 편이 좋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역시 일정한 수면시간 유지와 낮 시간의 자연광 노출,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건강한 수면 습관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 하나 살펴야 할 것은 아침의 상태다. 충분한 시간을 잤는데도 매일 피로가 심하거나 자주 깨고, 코골이와 함께 숨이 멎는 듯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수면 부족으로만 여기기 어렵다. 특히 이러한 문제가 수개월 이상 이어져 업무 집중력과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수면시간을 늘리는 것보다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결국 좋은 잠은 시계에 찍힌 숫자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적절한 시간 동안 규칙적으로 자고, 밤사이 자주 깨지 않으며, 아침에 비교적 개운하게 일어나는지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중년 이후에는 수면이 단순한 휴식 시간을 넘어 건강과 활동성을 유지하는 생활 습관의 한 축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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