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은 오래 자면 잘 자는 것일까. 최근 연구에서는 단순한 수면시간보다 밤사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잠을 유지하는지가 중년 이후 건강과 일상 기능을 살펴보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수면 중 자주 깨거나 잠들기 어려운 상태가 지속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50대 이후 근로생활을 유지하는 기간이 짧은 경향을 보였다.
핀란드 투르쿠대학교 연구진은 공공부문 종사자 7만339명과 일반 근로연령 인구 6071명의 자료를 분석해 50세부터 68세까지 예상되는 근로생활 기간과 수면 상태의 관계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수면장애가 없다고 답한 사람의 예상 근로생활 기간은 약 13.4년이었지만, 중등도 수면장애가 있는 경우 13.0년, 심한 수면장애가 있는 경우 12.8년으로 감소했다. 심한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은 수면 문제가 없는 사람보다 약 8개월가량 짧은 근로생활 기간과 연관된 셈이다. 이번 연구는 지난 8월 18일 국제학술지 Occupational & Environmental Medicine에 발표됐다.
흥미로운 점은 수면시간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하루 수면시간을 7시간 미만, 7시간 이상 8시간30분 이하, 9시간 이상으로 구분했다. 7시간 미만과 중간 수면시간 그룹의 예상 근로생활 기간은 모두 약 13.2년으로 비슷했지만 9시간 이상 자는 그룹은 약 12.4년으로 짧았다. 다만 연구진은 오래 자는 행위 자체가 근로기간을 단축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만성질환이나 정신건강 문제, 피로 등 다른 건강 상태가 장시간 수면과 함께 나타났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결과가 말해주는 핵심은 잠을 무조건 줄이거나 늘려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건강한 수면은 시간과 질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미국수면의학회는 성인이 건강과 주간 각성도를 유지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하루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개인의 연령과 건강 상태에 따라 필요한 수면시간은 달라질 수 있으며, 질병 회복기처럼 평소보다 긴 수면이 필요한 상황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