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철 입맛이 없을 때 콩나물무침이나 콩나물국은 손쉽게 상에 올리는 반찬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콩나물은 재배 과정의 특성상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에 놓이는 채소로, 표면에 대장균을 비롯한 세균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어 생으로 무쳐 먹기보다는 충분히 익혀서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
콩나물은 햇빛이 차단된 어두운 공간에서 물을 반복적으로 뿌려가며 재배하는 특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온도와 습도가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되는데, 이런 환경은 콩나물의 생장뿐 아니라 세균 증식에도 유리한 조건이 되어 재배용수나 용기가 오염돼 있으면 콩나물 표면에 세균이 쉽게 옮겨붙을 수 있다.
대장균 자체는 사람의 장 속에도 존재하는 균으로 대부분 무해하지만, 일부 병원성 대장균은 복통과 설사, 구토 같은 식중독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콩나물을 포함한 신선채소류에서 세균이 검출될 가능성을 안내하며 섭취 전 충분한 세척과 가열 조리를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콩나물의 구조에 있다. 가늘고 촘촘하게 얽혀 자라는 뿌리와 몸통 사이 좁은 틈새에 세균이 자리를 잡으면 흐르는 물로 여러 차례 헹궈도 완전히 씻어내기가 쉽지 않다. 겉보기에 깨끗해 보이는 콩나물이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이 남아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틈새 세균은 세척만으로 제거 어려워 [그림=메디닉스DB]
그렇다고 콩나물을 식탁에서 아예 배제할 필요는 없다. 대장균을 비롯한 대부분의 세균은 열에 약하다는 점을 이용하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끓는 물에 충분히 데치거나 국물에 넣어 오래 끓이는 조리 과정을 거치면 표면에 남아있던 세균 대부분이 사멸하므로, 국이나 볶음처럼 열을 가하는 조리법이 무침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콩나물무침을 만들 때도 데치는 과정을 절대 생략해서는 안 된다. 물이 팔팔 끓어오른 뒤 콩나물을 넣고 특유의 비린내가 사라질 때까지 충분히 익힌 다음 찬물에 헹궈 사용하면 세균으로 인한 위험을 줄이면서도 특유의 아삭한 식감은 그대로 살릴 수 있다.
구매 단계에서부터 신선도를 살피는 습관도 필요하다. 줄기가 통통하고 잔뿌리가 적으며 콩 특유의 향 외에 시큼하거나 물비린내가 나지 않는 콩나물을 고르는 것이 좋다. 봉지 안에 물이 고여 있거나 표면이 누렇게 변색된 콩나물은 이미 세균이 번식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보관할 때는 냉장 온도를 유지하고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조리해 소비하는 것이 안전하다. 상온에 오래 방치하면 세균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으며, 씻지 않은 상태로 밀폐용기나 비닐에 담아 냉장고 채소 칸에 보관하되 바로 먹는 반찬류와는 분리해 두는 것이 좋다.

콩나물은 냉장 보관 후 빠르게 조리해야 [그림=메디닉스DB]
어린이와 고령자, 임신부, 만성질환으로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은 병원성 세균에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어 콩나물을 비롯한 나물류를 조리할 때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이런 가정에서는 콩나물을 생으로 살짝 무치기보다 국이나 볶음처럼 확실히 열을 가하는 조리법을 우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리도구 관리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콩나물을 씻거나 다듬은 도마와 칼은 다른 채소나 이미 익힌 음식에 사용하기 전에 깨끗이 세척해야 교차오염을 막을 수 있다. 콩나물을 만진 손을 씻지 않은 채 다른 음식을 조리하는 것도 세균이 옮겨가는 흔한 경로가 될 수 있다.
콩나물을 먹은 뒤 심한 복통과 설사, 발열 등 식중독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억지로 참기보다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며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하거나 탈수 징후가 동반된다면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