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준비할 때 항공권과 숙소만큼 중요한 것이 목적지의 감염병 발생 상황이다. 같은 나라라도 방문 지역과 계절, 체류 기간, 여행 방식에 따라 노출 위험이 달라질 수 있다. 출국 전에는 질병관리청 여행건강 정보와 방문국의 입국 기준을 확인하고, 평소 맞아야 하는 예방접종이 완료됐는지 살펴야 한다. 필요한 백신은 효과가 형성될 시간을 고려해 출국 최소 2주 전부터 준비하는 것이 권고된다.
최근 해외에서 지속적으로 주의가 필요한 감염병 가운데 하나는 홍역이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항과 대중교통, 공연장 등에서는 호흡기를 통해 노출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혼합백신 접종 기록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예방접종 이력이 불분명하거나 과거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다면 출국 전에 의료기관에서 적절한 접종 시기를 상담해야 한다.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뎅기열과 말라리아, 황열 같은 모기 매개 감염병을 조심해야 한다. 뎅기열은 예방약만 믿고 피하기 어려우므로 밝은색 긴소매 옷과 긴바지를 착용하고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말라리아 위험 지역은 출발 전 예방약 처방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황열 위험 국가에서는 예방접종 증명서를 요구할 수 있어 입국 조건을 미리 살펴야 한다.
오염된 음식과 물을 통해 전파될 수 있는 A형간염과 장티푸스도 여행지에 따라 대비가 필요하다. 길거리 음식이나 충분히 익히지 않은 육류와 해산물, 얼음이 들어간 음료, 위생 상태를 알기 어려운 생수는 주의해야 한다. 손을 자주 씻고 안전하게 조리된 음식을 먹으며, 생수를 선택할 때는 뚜껑이 밀봉돼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야생동물과 유기견, 원숭이 등에 물리거나 긁히면 광견병 노출 가능성이 있으므로 상처를 비누와 흐르는 물로 충분히 씻고 신속하게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귀국 뒤 발열과 발진, 심한 두통, 근육통, 설사, 구토, 황달,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면 해외 방문 사실과 체류 지역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말라리아는 귀국 직후가 아니라 시간이 지난 뒤 증상이 생길 수도 있어 여행력을 빠뜨리지 않아야 한다. 입국 시 증상이 있으면 검역 과정에서 알리고, 귀가 후 이상 증상이 발생하면 질병관리청 1339를 통해 필요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해외 감염병 예방은 특정 질환 하나를 피하는 일이 아니라 목적지 정보 확인, 예방접종, 음식과 물 관리, 모기와 동물 접촉 차단을 함께 실천하는 과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