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오르는 여름철에는 고양이의 수분 섭취 상태를 평소보다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물그릇에 물이 충분히 남아 있다고 해서 고양이가 필요한 만큼 마시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고양이는 본래 갈증에 대한 반응이 강하지 않은 동물로 알려져 있으며, 식사 형태와 생활환경에 따라 실제 음수량에 큰 차이가 생길 수 있다.
고양이에게 필요한 수분량은 체중과 활동량, 건강 상태, 먹는 음식에 따라 달라진다. 코넬대학교 고양이건강센터는 고양이가 하루에 체중 약 2.3㎏당 118㎖ 정도의 물을 음식과 음수를 통해 섭취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체중 4.5㎏의 고양이라면 하루 전체 수분 섭취량이 약 한 컵 수준이지만, 습식사료를 먹는 고양이는 음식으로 수분을 공급받기 때문에 물그릇에서 마시는 양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
반대로 건식사료 위주로 먹는 고양이는 음식에 포함된 수분이 적어 직접 물을 마시는 비중이 커진다. 그런데 물그릇이 화장실 옆에 있거나 사료 그릇과 지나치게 가까운 경우, 여러 마리가 하나의 그릇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에는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을 수 있다. 고양이는 냄새와 주변 환경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물이 오래돼 냄새가 나거나 그릇 가장자리에 수염이 닿는 불편함이 있어도 음수를 피할 수 있다.
물을 더 자주 마시게 하려면 집 안 여러 곳에 깨끗한 물을 나눠 두는 것이 좋다. 넓고 얕은 도자기나 유리 그릇을 사용하고 하루 한두 차례 이상 물을 교체하면 도움이 된다. 흐르는 물을 선호하는 고양이라면 급수기를 활용할 수 있지만, 내부 필터와 물통을 정기적으로 세척하지 않으면 오히려 세균과 이물질이 쌓일 수 있어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 국제고양이의학회도 고양이마다 선호하는 그릇과 물의 형태가 다르므로 여러 선택지를 제공할 것을 권한다.
식사를 통한 수분 보충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습식사료는 수분 함량이 높아 전체 수분 섭취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건식사료에 물을 섞는 방법도 있지만 갑자기 식감이 달라지면 사료 자체를 거부할 수 있으므로 소량부터 천천히 시도해야 한다. 먹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도록 억지로 급여 방식을 바꾸는 것은 피해야 한다.
탈수가 진행되면 평소보다 움직임이 줄고 식욕이 떨어지며 잇몸이 끈적하거나 마르게 느껴질 수 있다. 눈이 움푹 들어가 보이거나 목덜미 피부를 가볍게 들어 올린 뒤 원래 상태로 천천히 돌아오는 것도 수분 부족을 의심할 만한 변화다. 다만 피부 탄력 검사는 나이와 체형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 보호자가 탈수 여부를 확정하는 방법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구토나 설사가 이어지면서 물도 마시지 못한다면 탈수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진료가 필요하다.
물을 적게 마시는 것뿐 아니라 갑자기 지나치게 많이 마시는 변화도 주의해야 한다. 음수량과 소변량이 함께 늘었다면 당뇨병이나 신장질환 등과 관련될 수 있다. 특히 노령묘가 물그릇을 자주 찾거나 화장실 모래가 이전보다 빠르게 젖는다면 단순히 더운 날씨 때문이라고 넘기지 말고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 고양이의 수분 관리는 물그릇을 채워두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실제로 얼마나 마시는지, 사료와 소변량에 변화가 있는지 함께 관찰해야 한다. 깨끗한 물을 여러 장소에 제공하고 고양이가 선호하는 급수 방식을 찾는 것이 탈수를 예방하는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