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비행을 앞두고 콘택트렌즈를 착용할지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짐을 줄이고 안경보다 활동이 편하다는 이유로 렌즈를 선택하기 쉽지만, 비행 시간이 길어질수록 눈에는 불리한 환경이 만들어진다. 항공기 객실은 일반 생활 공간보다 건조하게 느껴질 수 있고,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으면 눈 깜박임이 줄어 눈물막이 쉽게 불안정해진다. 이때 렌즈가 각막 위에 오래 머물면 뻑뻑함, 이물감, 충혈, 따가움이 심해질 수 있다.
문제는 불편함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콘택트렌즈는 각막에 직접 닿는 보정기구이기 때문에 산소 공급과 눈물 순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기내에서 영화를 보거나 휴대전화 화면을 오래 보면 깜박임이 더 줄어 렌즈 표면이 마르고, 렌즈가 눈에 달라붙은 듯한 느낌이 생길 수 있다. 억지로 빼려다 각막 표면에 미세한 상처가 생기면 세균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
장거리 비행에서 가장 피해야 할 행동은 렌즈를 낀 채 잠드는 것이다. 비행 중에는 짧은 쪽잠이라고 생각해도 실제로는 몇 시간씩 잠드는 경우가 많다. 눈을 감고 있는 동안 렌즈가 산소 전달과 눈물 흐름을 방해하면 각막이 더 건조해지고, 렌즈 표면에 붙은 오염물이 자극을 줄 수 있다. CDC는 렌즈를 낀 채 자는 습관이 콘택트렌즈 관련 눈 감염 위험을 높인다고 안내한다. 특히 장거리 노선처럼 수면 시간이 길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는 출발 전부터 안경을 착용하는 편이 안전하다.
손 위생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비행기 안 화장실은 공간이 좁고 물 사용이 제한적이며, 좌석에서 렌즈를 빼거나 다시 끼는 과정에서 손이 완전히 깨끗하지 않을 수 있다. 렌즈 케이스, 보존액, 인공눈물 사용이 번거로워지면 잘못된 보관이나 건조한 손 접촉이 생기기 쉽다. 렌즈가 불편하다고 침이나 수돗물로 적시는 행동은 절대 피해야 한다. 콘택트렌즈는 반드시 전용 용액으로 관리해야 하며, 물과 접촉하면 각막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렌즈 착용이 꼭 필요하다면 비행 전 눈 상태를 먼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충혈, 통증, 눈곱, 눈부심, 시야 흐림이 있다면 렌즈보다 안경을 선택해야 한다. 기내에서는 렌즈 착용 시간을 줄이고, 렌즈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인공눈물을 챙기며, 잠들기 전에는 렌즈를 빼는 것이 좋다. 도착 후에도 통증, 심한 충혈, 시야 저하, 빛 번짐이 이어진다면 단순 건조감으로 넘기지 말고 안과에서 확인을 받아야 한다. 장거리 비행에서 렌즈를 피해야 하는 이유는 불편해서가 아니라, 건조와 수면, 위생 문제가 한꺼번에 겹칠 수 있기 때문이다. 편안한 여행을 위해 눈도 비행 전 준비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