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해외여행을 준비할 때 많은 사람이 항공권과 숙소, 환전, 여행 코스를 먼저 챙긴다. 하지만 더운 나라나 우기가 겹치는 지역을 방문한다면 감염병 정보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특히 뎅기열은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대표적인 해외여행 감염병으로, 최근 방글라데시에서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면서 여행자들의 주의가 필요해지고 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는 2026년 6월 뎅기열 환자 2,907명과 사망 13명을 기록했다. 이는 5월의 환자 715명, 사망 1명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2026년 6월 말까지 누적 환자는 5,924명, 사망자는 18명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습한 날씨와 충분하지 않은 모기 방제가 맞물리면서 앞으로 두 달 동안 감염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다카에서는 7월 환자가 6월보다 최소 두 배 늘고, 8월에는 3~4배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뎅기열은 뎅기바이러스에 감염된 이집트숲모기와 흰줄숲모기 등에 물려 전파된다. 사람 간의 일상 접촉으로 쉽게 퍼지는 감염병은 아니지만, 감염자가 있는 지역에서 모기가 바이러스를 옮기면 지역사회 안에서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방글라데시는 2023년에도 32만 명이 넘는 환자와 1,7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대규모 유행을 겪은 바 있어, 장마와 고온다습한 환경이 겹치는 시기에는 경계가 더 필요하다.

뎅기열의 초기 증상은 감기나 몸살과 비슷하게 시작될 수 있다. 갑작스러운 고열, 심한 두통, 눈 뒤쪽 통증, 근육통과 관절통, 발진, 메스꺼움, 구토가 나타날 수 있다. 일부는 비교적 가볍게 지나가지만, 심한 경우 혈장 누출, 출혈, 장기 손상으로 이어지는 중증 뎅기열로 진행할 수 있다. 여행지에서 열이 나면 단순 피로나 냉방병으로만 넘기지 말고, 최근 모기 물림과 방문 지역을 함께 떠올려야 한다.

CDC는 뎅기열이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바이러스 질환이며, 예방의 핵심은 모기 물림을 피하는 것이라고 안내한다. 여행 중 발열, 두통, 근육통과 관절통, 발진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찾아 증상과 여행 이력을 알려야 한다. 또한 귀국 후에도 3주 동안 모기 물림을 피하면, 혹시 감염됐더라도 국내 모기가 바이러스를 다시 옮기는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여행 전에는 목적지의 감염병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방글라데시처럼 최근 뎅기열 증가가 보고된 지역을 방문한다면 숙소 위치, 우기 여부, 야외활동 일정, 방충 시설을 함께 살펴야 한다.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는 방충망과 에어컨이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고, 야외 식당이나 시장, 강변, 습지 주변에서는 모기 노출이 더 많을 수 있다.

모기 기피제 사용도 중요하다. 노출된 피부에는 허가된 기피제를 바르고, 야외활동이 길다면 긴소매와 긴바지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CDC는 여행 중 모기 물림 예방을 위해 EPA 등록 기피제 사용, 긴 옷 착용, 퍼메트린 처리 의류와 장비 활용, 방충망과 냉방이 되는 숙소 이용을 권고한다. 기피제는 한 번 바르면 하루 종일 유지되는 것이 아니므로 제품 안내에 따라 다시 발라야 한다.

뎅기열 예방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은 낮 시간 모기다. 많은 사람이 모기는 밤에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는 낮에도 활발하게 물 수 있다. 아침과 오후, 해 질 무렵뿐 아니라 낮 시간 야외활동 중에도 주의해야 한다. 카페나 숙소 발코니, 시장, 관광지 대기줄처럼 잠깐 머무는 공간에서도 모기 물림이 생길 수 있다.

여행 중 해열제를 선택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뎅기열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는 출혈 위험과 관련해 일부 소염진통제 사용을 피해야 할 수 있다. 고열과 몸살이 있다고 해서 임의로 여러 종류의 진통제를 복용하기보다, 의료진이나 현지 의료기관 안내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고, 구토나 설사가 반복되면 탈수를 조심해야 한다.

위험 신호도 기억해야 한다. 복통이 심해지거나, 반복 구토가 있고, 코피나 잇몸 출혈, 피가 섞인 구토나 검은 변, 심한 무기력감, 호흡곤란, 손발이 차가워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진료가 필요하다. 뎅기열은 열이 떨어지는 시기에 오히려 중증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어, 고열이 내려갔다고 바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

뎅기열은 특별한 치료제가 있는 질환이 아니라 증상 완화와 수분 관리, 중증 진행 여부 관찰이 핵심이다. 그래서 예방이 더 중요하다. 여행자는 목적지의 유행 정보를 확인하고, 모기 물림을 줄이며, 증상이 생겼을 때 여행 이력을 숨기지 말아야 한다. 귀국 후 발열이 생겨 병원을 찾을 때도 “최근 방글라데시를 다녀왔다”는 정보는 진단에 중요한 단서가 된다.

여름 해외여행은 즐거운 경험이지만, 고온다습한 지역에서는 모기 감염병이 여행 일정을 흔들 수 있다. 방글라데시의 뎅기열 급증 경고는 해외여행 전 감염병 정보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 보여준다. 건강한 여행은 모기 기피제 하나를 챙기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목적지의 감염병 상황을 알고, 물리지 않도록 준비하고, 열이 나면 빠르게 확인하는 태도가 여행자의 가장 현실적인 안전장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