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가 깨진 뒤, 그대로 두는 시간이 만드는 차이
선선해진 날씨와 함께 밤, 호두, 마른오징어처럼 단단한 음식을 즐기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뜨거운 차와 찬 음료를 번갈아 마시는 일이 잦아지면서, 미세하게 금이 가 있던 치아가 이 시기에 유독 시큰거리거나 깨지는 사례가 늘어납니다. 문제는 이렇게 갈라진 치아를 그대로 두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크라운으로 살릴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진다는 점입니다.
치아를 상실한 뒤 다시 복구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발치 후 치아를 복구하지 않고 방치한 비율은 치매군 56.48%, 대조군 42.6%로 나타났으며, 임플란트·보철로 복구한 비율은 대조군 77.48%, 치매군 66.56%였습니다.[1]
다만 이는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조사일 뿐, 치아를 방치하면 특정 질환이 반드시 생긴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씹는 기능을 오래 유지하는 것이 전신 건강 관리의 한 축이라는 점은 참고할 만합니다.
크라운이 필요해지는 계기, 무엇이 다른가
치아를 씌워야 하는 상황은 제각각이지만 몇 가지 공통된 흐름이 있습니다. 신경치료를 마친 치아는 혈류 공급이 끊겨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지고, 여기에 씹는 힘이 그대로 가해지면 어느 순간 치아 자체가 쪼개질 위험이 커집니다. 오래된 큰 충전물이 주변 치질과 분리되거나, 이갈이로 교합면이 닳아 얇아진 경우도 크라운이 필요해지는 흔한 계기입니다.
치아 하나를 오래 비워두면 주변 치아가 그 공간 쪽으로 기울어지는 현상도 나타납니다.
대한치과교정학회는 젖니가 충치나 외상으로 일찍 빠지면 인접 치아가 빈 공간으로 기울고 치열궁이 좁아져 영구치가 제자리에 나오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2]
이는 젖니가 일찍 빠졌을 때를 설명한 내용이지만, 치아가 빠진 자리를 비워두면 옆 치아가 기운다는 원리 자체는 성인의 치아에서도 동일하게 작용합니다. 크라운 치료를 미루는 사이 이런 이동이 함께 진행되면 나중에는 크라운만으로 해결되지 않고 교정이나 발치까지 고려해야 할 수 있습니다.
통증보다 먼저 나타나는 신호들
치아가 갈라지기 시작하면 통증보다 먼저 나타나는 신호들이 있습니다. 씹을 때 순간적으로 찌릿한 통증이 스쳐 지나가거나, 압력을 뗄 때 오히려 더 아픈 느낌, 찬 음식에 대한 시림이 10초 넘게 이어지는 증상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신경을 살릴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통증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안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회복이 아니라 신경이 괴사하는 과정일 수 있어 오히려 더 서둘러야 하는 신호입니다. 방치 기간이 길어질수록 치아뿐 아니라 남아 있는 치아 수 자체도 줄어드는 경향을 보입니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잔존치아 개수는 55~59세 25개, 60~64세 23개, 65~69세 21개, 70~74세 19개, 75~79세 17개로 줄어들며, 사랑니를 제외한 성인 치아는 총 28개,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최소 20개의 치아가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3]
크라운 치료 시점을 놓쳐 발치까지 이어지면 이 20개라는 기준선에 더 빨리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초기 신호를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료별 비용 차이, 무엇을 기준으로 갈릴까요
크라운 재료는 크게 골드 합금, 금속-도재 결합형인 PFM, 지르코니아, 레진 계열로 나뉩니다. 재료마다 강도, 심미성, 제작 방식이 달라 비용 차이도 크게 벌어집니다. 같은 어금니라도 씹는 힘을 얼마나 받는 위치인지에 따라 권장되는 재료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 재료 | 강도/내구성 | 심미성 | 상대적 비용 |
|---|
| 골드 합금 | 매우 높음, 파절 위험 낮음 | 금속색, 눈에 띔 | 높은 편 |
| 지르코니아 | 높음(반대편 치아 마모 유발 가능) | 자연치아와 유사 | 중~높은 편 |
| PFM(금속-도재) | 중간 | 도재 부분은 자연스러우나 금속 티가 날 수 있음 | 중간 |
| 레진 계열 | 상대적으로 약함, 변색 가능 | 초기엔 자연스러움 | 낮은 편 |
PFM이라는 명칭은 임플란트 보철에서도 등장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치과임플란트는 티타늄 합금 인공치근을 턱뼈에 고정한 뒤 지대주 위에 인공치아를 연결해 상실된 치아 기능을 회복하는 치료이며, 보철수복 재료로는 비귀금속도재관(PFM crown)이 적용됩니다.[4]
자연치아를 씌우는 크라운은 이 기준과 별개로 대부분 비급여 진료여서 병원마다 가격 차이가 크고, 가격만 기준으로 재료를 정하면 정밀도나 내구성이 기대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어금니처럼 씹는 힘이 집중되는 부위라면 강도가 높은 지르코니아나 골드가, 앞니처럼 심미성이 중요한 부위라면 자연치아 색에 가까운 지르코니아 계열이 더 맞습니다.
지금 진료가 필요한 순간
다음과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크라운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 씹을 때 순간적으로 찌릿한 통증이 반복될 때
- 찬물이나 단 음식에 대한 시림이 10초 이상 이어질 때
- 깨진 부위에 음식물이 자꾸 끼고 냄새가 날 때
- 잇몸이 붓거나 눌렀을 때 통증이 느껴질 때
이 단계를 넘기면 신경 괴사, 치근 파절로 이어져 크라운이 아니라 발치까지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임시 크라운을 먼저 장착하고 1~2주 뒤 최종 보철물을 연결하는 과정이 일반적이며, 이 기간에 시린 증상이 오히려 심해진다면 신경치료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치료를 앞두고 확인해볼 사항들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