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을 씹다가 생긴 치아 균열은 급격한 온도차와 건조한 환절기 환경에서 통증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씹는 순간과 힘을 뺄 때 모두 통증이 남고 찬 자극에 5초 이상 시리다면 치수 침범 가능성을 염두에 둡니다. 치료 방법은 균열 깊이에 따라 달라지며 근관치료 후 크라운이 직접 레진 수복보다 장기 생존율이 높게 보고됩니다.
아침저녁으로 찬 공기가 훅 끼쳐오고 건조한 바람이 부는 시기가 되면, 얼음 씹다가 이가 쩍 갈라진 것 같아요라는 호소로 병원을 찾는 걸음이 유독 늘어납니다.
여름철 내내 얼음을 즐겨 씹었지만 별다른 증상이 없던 치아가, 기온이 떨어지고 일교차가 커지는 시점에 와서야 시큰거리거나 깨질 듯한 통증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이는 급격한 온도차가 치아 내부의 미세한 균열을 벌려놓기 때문입니다. 뜨거운 커피나 국물을 먹은 직후 차가운 얼음을 깨물면 법랑질과 상아질이 서로 다른 속도로 팽창·수축하면서 이미 있던 실금이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난방을 시작하면서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면 밤사이 침 분비량이 줄어드는 것도 변수입니다. 침은 산을 중화하고 치아 표면을 코팅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기능이 떨어지면 균열 부위로 자극이 더 쉽게 전달됩니다. 또 건조한 환경에서는 무의식적으로 이를 악무는 습관이 늘어나 균열 부위에 가해지는 압력도 함께 커집니다.
균열이 시작되는 원인과 환절기에 유독 심해지는 배경
치아 균열의 가장 흔한 시작점은 얼음, 딱딱한 견과류, 오징어처럼 질긴 음식을 반복해서 씹는 습관입니다. 여기에 오래된 아말감이나 큰 충전물이 있는 치아는 남아있는 치질이 얇아 작은 충격에도 금이 가기 쉽습니다.
실제로 크라운으로 씌운 대구치를 여러 해에 걸쳐 추적한 국내 연구에서는 균열로 진단된 비율이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가 확인됐습니다. 호발 부위는 상악과 하악의 첫째·둘째 큰어금니였는데, 이 부위는 씹는 힘이 가장 크게 실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계절 요인이 더해지면 상황이 복잡해집니다. 기온이 떨어지면 자는 동안 턱 근육이 긴장하며 이를 악무는 빈도가 늘고, 낮과 밤의 실내외 온도차가 커지면서 치아가 받는 열적 자극도 누적됩니다. 겨울과 초봄 사이에 균열 관련 통증 호소가 늘어나는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가 쩍 갈라진 것 같다면, 가벼운 신호와 주의해야 할 신호
씹을 때 순간적으로 찌릿한 통증이 스쳐 지나가고 이내 사라진다면, 법랑질 표면의 얕은 실금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씹는 순간뿐 아니라 힘을 뺄 때도 통증이 남고, 찬물이나 찬 공기에 5초 이상 시린 느낌이 이어진다면 균열이 치수 가까이 진행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균열 치아를 대상으로 치수 상태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진단의 절반 이상이 회복 가능한 가역적 치수염이었지만, 치수가 완전히 괴사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잇몸 주머니 깊이가 깊을수록 치수괴사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보고됐는데, 3mm 이하에서는 11.3%였던 치수괴사 비율이 7mm 이상에서는 28.6%까지 올라갔습니다.
균열치아 182개를 분석한 연구에서 치수 진단은 가역적 치수염 53.3%, 비가역적 치수염 22.0%, 치수괴사 18.1%였으며, 치주낭 깊이 3mm 이하는 치수괴사 11.3%, 4~6mm는 31.8%, 7mm 이상은 28.6%로 나타났습니다.[2]
건조한 계절에는 잇몸 조직도 함께 예민해지는 경우가 많아, 평소라면 잘 느끼지 못했던 균열 부위 자극이 유독 이 시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균열이 의심될 때, 시기별로 챙겨야 할 관리 순서
균열이 의심되는 순간부터는 시간 순서에 따라 점검할 항목이 달라집니다.
처음 24~48시간은 해당 부위로 씹지 않고 얼음, 견과류, 딱딱한 빵처럼 강한 힘이 실리는 음식을 피합니다.
1~2주 동안은 찬 음료와 뜨거운 음료를 급격히 번갈아 먹는 습관을 줄이고, 미온수로 입안을 헹구며 통증이 나타나는 시점과 강도를 기록해둡니다.
2주가 지나도 씹을 때 통증이 반복되거나 찬 자극에 5초 이상 시린 느낌이 이어진다면, 진료를 통해 균열 범위를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건조한 환절기에는 실내 습도를 40~60%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습도가 유지되면 구강 내 수분 균형이 함께 안정되어, 침 분비 저하로 인한 자극 전달을 줄이는 데 보탬이 됩니다.
진료실에서는 균열 부위를 찾기 위해 얇은 염색 용액을 치아 표면에 발라 금이 간 선을 눈으로 확인하거나, 작은 막대를 이로 깨물게 해 통증이 재현되는 치아를 하나씩 특정하는 방법을 함께 사용합니다. 환자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치아와 실제 균열 치아가 다른 경우도 적지 않아,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기도 합니다.
치료 방법에 따른 차이와 진료가 필요한 시점
균열 치아의 치료 방법은 균열의 깊이와 통증 양상에 따라 갈립니다. 치수까지 닿지 않은 얕은 균열이라면 레진 수복이나 경과관찰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있지만, 치수염 증상이 동반되거나 균열이 교합면 아래로 길게 이어진 경우에는 근관치료 후 크라운으로 치아를 감싸는 방법을 우선 고려하게 됩니다.
구분
5년 생존율
10년 생존율
근관치료 후 크라운 보철
97%
95%
직접 레진 수복만 시행
57%
37%
균열치아를 근관치료 후 크라운으로 보철한 경우 5년·10년 생존율이 각각 97%·95%였던 반면, 직접 레진 수복만 한 경우에는 57%·37%로 크게 낮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3]
근관치료 후 크라운을 선택할수록 10년이 지나도 치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꼭 기억해둘 만합니다.
다만 이런 수치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균열치아의 1년 생존율은 88%, 5년 생존율은 84.1% 수준으로 보고되지만, 10년 생존율을 54%로 보고한 연구도 있어 장기간에 걸친 자료는 아직 충분히 쌓이지 않은 상태입니다.
여러 원인으로 치아를 발거한 사례를 분석한 국내 연구에서는 치아파절이 발거된 치아 기준 2.3%, 환자 기준으로는 3.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치주질환이나 충치에 비하면 비중은 크지 않지만, 방치된 균열이 발치까지 이어질 수 있는 원인 중 하나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국내 성인 26,795명의 발치 기록을 분석한 연구에서 발거된 치아 기준 치아파절은 2.3%, 환자 수 기준으로는 3.2%였습니다.[4]
증상이 가볍고 방사선 사진에서 균열 범위가 좁게 확인된다면 정기적인 관찰과 보수적인 치료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 통증이 반복되고 균열이 치근 방향으로 진행된 것이 확인된다면 근관치료와 보철을 함께 진행하는 방향으로 결정하게 됩니다.
얼음 씹은 뒤 남는 궁금증, 짚어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얼음을 씹은 직후 통증이 없었는데도 병원에 가야 하나요?
겉으로 드러나는 통증이 없어도 미세균열은 방사선 사진에 잘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씹을 때 순간적인 이물감이나 시림이 반복된다면 진료를 통해 확인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집에서 스스로 균열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있나요?
거울로 육안 확인이 가능한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젓가락이나 나무 스푼 끝을 여러 치아로 번갈아 깨물어 특정 치아에서만 통증이 재현되는지 살펴보는 정도가 가정에서 가능한 범위입니다.
Q. 환절기에 유독 이가 시린 이유는 무엇인가요?
건조한 공기로 침 분비가 줄고 온도차로 인한 팽창·수축이 반복되면서, 기존 균열 부위로 자극이 더 쉽게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Q. 크라운을 씌우면 균열이 다시 생기지 않나요?
크라운은 균열 부위에 가해지는 힘을 분산시켜 치아가 더 갈라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다만 반대쪽 치아나 다른 부위에 새로운 균열이 생길 가능성까지 없애주지는 않아, 보철 이후에도 단단한 음식을 씹을 때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Q. 아이도 얼음을 씹다가 치아에 금이 갈 수 있나요?
유치는 성인 영구치보다 상대적으로 무르지만, 반복적으로 딱딱한 얼음을 깨무는 습관은 유치나 막 나온 영구치 모두에 좋지 않은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1. The Correlation Between Cracked Teeth and National Insurance Coverage of Dental Implants in South Korea: A Retrospective Cohort Analysis. Journal of Clinical Medicine.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12346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