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와 습도가 흔드는 귓속 방어선
귓바퀴에서 고막까지 이어지는 통로는 길이가 겨우 2.5cm 남짓입니다. 통로가 짧고 좁다 보니 계절이 바뀌며 온도와 습도가 오르내릴 때마다 안쪽 피부가 유난히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아이 귀에 뭔가 넣은 것 같은데 안 빠져요'라는 말이 나올 때 확인해 보면, 실제 이물질보다는 이 얇은 피부층이 부어 통로가 좁아진 경우를 마주하는 일이 더 많습니다.
외이도 안쪽 피부는 지방과 근육조직 없이 뼈에 밀착돼 있어 쉽게 손상된다.[1]
가을과 초겨울처럼 난방이 시작되며 실내 습도가 뚝 떨어지는 시기에는 외이도 피부도 함께 건조해지면서 가려움이 심해집니다. 아이는 가려움을 참지 못하고 손가락이나 면봉으로 자꾸 문지르는데, 이 마찰이 반복되면 피부가 미세하게 헐면서 붓고, 부은 살이 통로를 좁혀 이물감으로 이어집니다. 반대로 여름철 물놀이 뒤에는 통로 안에 남은 물기가 마르지 않은 채 따뜻하고 습한 환경을 만들어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 됩니다.
실제 이물질과 헷갈리는 안쪽 문제들
확인 과정에서 실제 구슬이나 벌레, 부러진 면봉 조각처럼 눈에 보이는 이물질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는 귀지가 밀려 들어가 굳거나 염증으로 살이 부어 통로를 막은 경우를 마주하는 일이 더 많습니다. 특히 미세먼지가 심한 날 바깥에서 뛰어놀거나 콧물감기를 앓은 뒤에는 귀 안쪽 점막까지 자극을 받아 붓기 쉽습니다.
「American Family Physician」에 발표된 종설(2012)에 따르면 급성 외이도염은 연간 발생률이 약 1%, 평생유병률이 약 10%입니다.[2]
귀지가 유난히 잘 쌓이는 체질이거나 비염·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라면 콧물이 귀 쪽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자극해 염증이 반복되기 쉽습니다. 또한 면봉으로 귀지를 깊이 밀어 넣는 습관은 오히려 자극을 키워 염증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요인입니다.
가려움과 통증 사이, 지켜봐도 되는 신호와 아닌 신호
귓바퀴를 살짝 당기거나 이 앞쪽 도드라진 부분을 눌렀을 때 아이가 몸을 피할 만큼 심하게 아파한다면, 단순한 가려움을 넘어 염증으로 넘어간 신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 구분 | 지켜봐도 되는 경우 | 진료가 필요한 경우 |
|---|
| 가려움·통증 | 간헐적인 가벼운 가려움 | 당기거나 누르면 심하게 아파함 |
| 분비물 | 맑고 소량인 귀지 | 냄새나는 노란색·초록색 분비물 |
| 청력·전신 | 특별한 변화 없음 | 소리가 먹먹하거나 발열 동반 |
| 지속 기간 | 하루 이틀 내 저절로 완화 | 3일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짐 |
습도 40~60%부터 시작하는 단계별 관리
본격적인 관리는 실내 습도를 40~60%로 맞추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 목욕이나 물놀이 후에는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고 귓바퀴를 가볍게 당겨 물이 저절로 흘러나오게 한 뒤, 마른 수건으로 겉만 두드려 닦습니다.
- 실내 습도는 40~60% 범위로 맞추고, 난방을 시작하는 시기에는 가습기를 함께 사용해 외이도 피부가 마르지 않게 합니다.
- 면봉은 귓바퀴 입구에서 1cm 이내만 닦아내고, 그 안쪽까지 밀어 넣지 않습니다.
- 미세먼지가 심한 날 야외활동을 한 뒤에는 귀 주변도 가볍게 닦아 먼지가 오래 남지 않게 합니다.
- 가려움을 호소하면 아이의 손톱을 짧게 유지하고, 밤에 무의식적으로 귀를 긁지 않는지 살펴봅니다.
이런 관리로 가려움이 줄어들 수 있지만, 이미 염증이 진행된 상태라면 국소 항생제·스테로이드 점이액을 함께 써야 회복됩니다.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Kaushik 등, 2010)에 따르면 국소 항생제·스테로이드 점이액 사용 시 약 6일 안에 증상 소실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3]
이물질이냐 부기냐, 그에 따라 달라지는 다음 걸음
아이가 눈에 보이는 구슬이나 작은 장난감 조각을 넣었다고 말하고 입구 쪽에 위치가 얕게 보인다면, 무리하게 손이나 도구로 파내려 하지 말고 병원에서 전용 기구로 제거해야 고막 손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반면 눈에 보이는 이물질이 없이 가려움과 약한 이물감만 며칠째 반복된다면, 습도를 조절하고 면봉 사용을 줄이며 며칠 상태를 지켜보는 관리부터 시작합니다.
급성 외이도염 초기나 염증이 심하지 않을 때는 현미경을 이용한 세정으로 치료가 가능합니다.[4]
다만 통로 깊숙한 곳이나 고막 가까이에 있는 이물질과 염증은 겉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위치입니다. 며칠 이상 증상이 이어지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그 시점에는 전문 기구를 통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물감을 둘러싼 질문, 짧게 답합니다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