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닉값 제대로 하던 귀차니즘입니다. 집에서는 눕는 게 취미였고, 리트리버 키우면서 산책은 꼬박꼬박 나가도 그걸 운동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어요. 그냥 애는 신나서 뛰고, 저는 줄만 잡고 따라다니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계단만 올라가도 숨이 차고, 집 와서도 계속 축 처지는 게 좀 신경 쓰이더라고요. 그래서 거창한 거 말고 집에서 스쿼트, 푸시업, 가벼운 스트레칭부터 시작했어요. 솔직히 처음엔 운동 자체보다 “오늘도 했네” 이거 하나 체크하는 맛으로 버텼습니다.

제일 먼저 달라진 건 몸무게보다 생활 리듬이었어요. 예전엔 아침에 일어나도 몸이 무겁고, 할 일 미루다가 저녁 되면 괜히 더 피곤했는데, 운동 시작하고 나서는 이상하게 하루 시작이 덜 흐트러지더라고요. 리트리버가 산책 가자고 앞에서 꼬리 흔들면 예전엔 “조금만 있다가…” 했는데, 요즘은 제가 먼저 옷 챙겨 입는 날도 많아졌어요. 체력이 확 좋아졌다고 단정하긴 이르지만, 적어도 덜 퍼지고 덜 늘어지는 건 확실히 느꼈습니다. 이런 변화만으로도 누군가한테는 꽤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리고 생각보다 멘탈 쪽도 좀 달라졌어요. 전엔 사소한 일에도 귀찮음이 먼저 올라왔는데, 운동하고 나면 묘하게 “에이 이것도 해치우자” 모드가 됩니다. 물론 매일 의욕 넘치는 건 아니고, 하기 싫은 날은 아직도 많아요. 대신 예전처럼 아예 손 놓지는 않게 됐어요. 10분만 하자 하고 시작하면 또 조금은 하게 되더라고요. 리트리버가 옆에서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으면 괜히 더 민망해서라도 움직이게 되고요. 묵직한 애 옆에서 같이 버티다 보니 저도 좀 든든해진 느낌입니다.

다만 운동 시작한다고 갑자기 인생이 바뀌는 건 아니었고, 욕심내면 금방 지치더라고요. 저는 세게 오래 하는 것보다 짧아도 꾸준히 하는 쪽이 맞았어요. 혹시 저처럼 원래 움직이는 거 귀찮아하는 분들 있으면, 처음부터 대단하게 하지 말고 진짜 숨만 조금 찰 정도로 시작해보세요. 생각보다 “내가 그래도 하고 있네” 이 감각이 큽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운동 시작하고 뭐가 제일 먼저 달라졌어요? 체력, 잠, 기분, 식습관 중에 뭐가 제일 체감됐는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