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저는 다이어트를 늘 “로직”으로 접근했었어요. 칼로리 적자 만들고, 단백질 맞추고, 주 4회 운동 넣으면 끝 아닌가? 이렇게요. 직업병인지 뭐든 계획표부터 짜고 시작했는데, 문제는 몸이 스프레드시트처럼 안 움직인다는 거였어요. 특히 저는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는 개발자라 거북목도 심하고 목이 자주 뻐근해서, 의욕은 있어도 컨디션이 널뛰기하더라고요. 근데 그걸 인정 안 하고 “이번엔 진짜 된다” 모드로 너무 세게 들어갔던 게 첫 번째 패인이었던 것 같아요.
예전에 제일 크게 망했던 건 식단을 너무 극단적으로 줄였을 때였어요. 아침 대충 넘기고 점심 샐러드, 저녁 닭가슴살 이런 식으로 며칠 가니까 초반엔 몸무게가 내려가서 괜히 신났거든요. 근데 그다음부터 집중력이 박살 나더라고요. 코드 리뷰하다가도 단 게 계속 생각나고, 밤에 일 끝나면 “오늘 고생했으니 하나만 먹자” 하다가 과자, 라면, 배달까지 한 번에 터졌어요. 지금 생각하면 실패라기보다 반동이 예정된 구조였던 것 같아요. 서버에 과부하 걸어놓고 왜 죽냐고 묻는 수준이었죠. 제가 제 몸 운영을 너무 막 굴렸던 거예요.
운동도 비슷했어요. 홈트 영상 보고 갑자기 의욕 올라와서 스쿼트, 버피, 플랭크를 한꺼번에 넣었는데 목하고 어깨가 긴장된 상태에서 하니까 다음 날 자세가 더 말리더라고요.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처럼 목이랑 상체가 자주 뭉치는 사람은 무조건 세게 밀어붙이는 것보다, 통증이나 불편감 없는 범위에서 천천히 가는 쪽이 더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저는 그걸 무시하고 “운동했는데 왜 더 힘들지?”만 반복했어요. 사실 다이어트 실패라기보다 생활 패턴 전체를 너무 비현실적으로 짰던 거죠. 평일엔 10시간 앉아 있고, 야식 유혹은 강하고, 수면은 밀리고 있는데 살만 깔끔하게 빠지길 바랐던 게 좀 양심 없긴 했습니다.
요즘은 오히려 실패하고 나서 배운 게 더 컸어요. 체중 숫자만 보지 말고, 배고픔이 너무 심한 식단은 오래 못 간다, 운동은 멋있게 하는 것보다 다음 날 또 할 수 있는 강도가 낫다 이런 거요. 그래서 혹시 여기 계신 분들 중에 저처럼 계획은 잘 세우는데 꼭 2주쯤에서 무너지는 분 있나요? 특히 홈트로 시작하시는 분들, 식단을 얼마나 느슨하게 잡아야 덜 터지는지도 궁금해요. 저는 아직도 다이어트 천재는 아니고, 그냥 망한 로그 쌓아가면서 디버깅하는 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