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출근할 때부터 가슴이 좀 막힙니다. 검사실 들어가면 숨 돌릴 틈도 없이 사람 밀려오고, 한 명 끝나면 바로 다음 분 들어오고요. 표정은 최대한 안 드러내려고 하는데 속은 계속 쪼그라드는 느낌이에요. 내가 사람을 보고 있는 건지, 그냥 순서대로 처리하고 있는 건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방사선사는 늘 정확해야 하잖아요. 자세 하나, 확인 하나 대충 넘기면 안 되는데 현장은 자꾸 빨리빨리만 남아요. 환자분은 불안해서 한마디라도 더 묻고 싶은데 뒤에서는 시간 없다고 압박 들어오고, 그 사이에 저는 점점 무뚝뚝해지는 것 같고요. 그게 제일 싫습니다. 원래 이런 사람 아니었는데 싶어서요.

힘든 건 몸보다도 마음이 먼저 닳는다는 거예요. 실수하면 안 된다는 긴장감은 하루 종일 이어지는데, 끝나고 나면 남는 건 이상하게 공허함뿐이네요. 고생했다는 말 바라는 것도 아닌데 그냥 사람 하나가 버티고 있다는 정도는 좀 보여도 되지 않나 싶습니다 ㅠㅠ

집 가는 길에 오늘도 내가 왜 이렇게 예민했지, 왜 말투가 딱딱했지 계속 곱씹게 됩니다. 내일 출근하면 또 똑같을 것 같아서 더 답답하고요. 그냥 요즘은 제가 일을 하는 건지, 일이 저를 깎아먹는 건지 그 생각만 계속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