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출근길에 병원 건물 보이면 벌써 한숨부터 나와요. 몸이 힘든 건 원래 그랬다 쳐도, 이제는 마음이 먼저 닳는 느낌이 더 커요. 쉬고 싶어서 연차 생각하면 바로 눈치부터 보이고요. 사람 빠듯한 거 아니까 말 꺼내는 순간 제가 더 이상한 사람 되는 분위기... 그게 너무 답답해요.

솔직히 하루 이틀 쉬면 좀 나아질 줄 알았는데, 쉬어도 다시 돌아오면 똑같을 거라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그래서 연차 고민하다가 결국 이직 생각까지 가는데, 또 막상 옮긴다고 뭐가 달라질까 싶고요. 근데 여기 계속 있으면 진짜 사람 성격이 이상해질 것 같아요. 예전엔 환자 한 분 한 분 신경 쓰려고 했는데 지금은 제 표정 관리하는 것도 벅차네요 ㅠㅠ

주변에서는 다들 버티더라고요. 그게 더 숨막혀요. 나만 유난인가 싶고, 나만 적응 못 하나 싶고. 근데 버티는 게 꼭 잘하는 건 아닌데, 여기서는 그냥 참고 있는 사람이 제일 멀쩡한 사람처럼 보이잖아요. 그 분위기가 제일 싫어요. 힘들다고 말하면 약한 사람 되는 느낌.

연차 하나 편하게 못 쓰는 곳에서 내가 계속 버티는 게 맞나 싶어요. 이직이 답인지도 모르겠는데, 적어도 지금처럼 꾸역꾸역 다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요즘은 진짜 일하기 싫다가 아니라, 여기서 더 있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만 계속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