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지나가면 끝인 줄 알았는데 저는 그 뒤가 더 길었습니다. 겉으로는 다 나은 것처럼 보여도 몸이 한번 쑥 긴장하면 머리까지 같이 굳는 느낌이 계속 남더라고요. 특히 밤에 누우면 등이랑 옆구리 쪽이 스치듯 따끔한데, 아픈 정도보다 또 시작됐네 싶어서 마음이 먼저 쪼그라듭니다. 별거 아닌 자극에도 신경이 확 곤두서고요. 예전엔 이런 쪽으로 예민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요즘은 제가 봐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ㅠㅠ
제일 힘든 건 잠드는 순간입니다. 낮에는 어찌어찌 버티는데 불 끄고 조용해지면 몸에 남은 감각이 더 또렷해져요. 한번 신경 쓰이기 시작하면 숨도 괜히 얕아지고, 심장 뛰는 거까지 크게 느껴집니다. 그러다 보니 잠을 자도 깊게 못 자고 새벽에 자꾸 깨고, 아침엔 멀쩡한 척 나가도 속은 이미 지쳐 있는 날이 많았습니다. 피곤하니까 작은 말에도 상처받고, 괜히 혼자 가라앉고… 이게 반복되니 은근히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생활을 좀 단순하게 바꿨습니다. 저녁 늦게까지 버티는 걸 끊었고, 씻는 시간도 일정하게 맞췄어요. 뜨거운 물 오래 쓰면 오히려 자극이 남아서 미지근하게 짧게 하고, 누울 때는 아픈 쪽 닿는 옷부터 신경 씁니다. 집에서도 까끌한 옷은 못 입겠더라고요. 카페인도 오후 지나면 안 마십니다. 별거 아닌데 이런 거 하나씩 줄이니까 밤에 덜 흔들렸어요. 완전히 괜찮아진 건 아닌데 적어도 몸이 놀라는 횟수는 줄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쪽에 글 쓰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통증 자체보다 그걸 기다리는 마음이 더 사람을 지치게 하더라고요. 오늘은 괜찮다가도 저녁만 되면 또 긴장하고, 그 긴장이 다시 잠을 망치고… 저는 이 고리가 제일 싫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아프냐 안 아프냐보다 내가 지금 또 겁먹고 있구나 이걸 먼저 보려고 합니다. 그거 하나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덜 끌려가더군요
비슷한 시기 겪는 분 있으면 괜히 버티지 말고 생활 리듬부터 붙잡아 보세요. 저는 거창한 관리보다 그게 제일 현실적이었습니다. 아직도 컨디션 따라 흔들리는 날 많아요 ㅋㅋ 그래도 예전처럼 밤이 오는 게 겁부터 나진 않습니다. 그 정도만 해도 좀 살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