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일 괴로운 건 잠을 못 자는 것보다, 못 자고 나서 낮에 사람이 이상해지는 그 느낌이 더 큽니다. 밤에는 분명 피곤해서 누웠는데 눈만 말똥말똥하고, 겨우 새벽쯤 잠깐 기절하듯 잠들었다가 두세 시간 만에 깨요. 알람도 안 울렸는데 심장이 먼저 깨우는 느낌... 가슴이 벌렁거리고 입은 바짝 마르고, 아 또 이랬네 싶으면 그때부터 하루가 이미 지친 상태로 시작됨ㅠㅠ

낮에는 멍한데 또 완전히 퍼지지도 못하겠어요. 머리는 안 돌아가는데 예민함은 살아 있어서 작은 소리에도 짜증이 확 올라오고, 별것도 아닌 말에 혼자 상처받고 그러네요. 집중도 안 돼서 같은 문장 몇 번씩 읽고, 핸드폰 보다가도 내가 뭘 보려고 켰는지 까먹고. 부산이라 그런지 요즘 습하고 더운 날은 더 심합니다. 몸이 축축 처지는데 신경은 날 서 있는 상태라 진짜 기분 더러움...

그래서 생활을 좀 억지로 단순하게 만들고 있어요. 밤에 배 안 고프다고 대충 넘기면 새벽에 꼭 속이 허해서 깨더라고요. 그래서 많이는 못 먹어도 죽이든 바나나든 뭐라도 조금 넣고 자고, 카페인은 오후 지나면 끊었습니다. 운동도 예전엔 세게 해야 잠이 올 줄 알았는데 오히려 몸에 열이 남아서 더 뒤척였어요. 지금은 늦은 밤엔 스트레칭만 조금 하고, 방 불빛도 일찍 낮추고, 시계는 일부러 안 봅니다. 시간 확인하는 순간부터 마음이 더 급해져서.

근데 이렇게 해도 안 되는 날은 그냥 안 됩니다 ㅋㅋ 누워서 오늘은 자겠지 하고 버티다가 두 시간, 세 시간 지나면 사람이 점점 초라해져요. 남들은 당연하게 하는 잠 하나를 왜 나는 이렇게까지 애써야 하나 싶고. 그래서 요즘은 꼭 자야 한다는 생각을 조금 덜 하려고 합니다. 잠 못 잔 밤 다음날 스스로한테 화내는 게 제일 독하더라고요. 몸은 이미 너덜너덜한데 거기다 마음까지 더 패는 느낌이라.

병원에서 들은 말이 아주 새롭진 않았는데, 그래도 내가 유난 떠는 게 아니라는 정도는 확인받은 셈이라 그걸로 버팁니다. 잘 자는 날보다 못 자는 날이 아직 훨씬 많고, 아침마다 오늘은 좀 덜 망가졌으면 좋겠다 그 생각부터 하게 되네요. 그냥 요즘은 그렇게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