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하면서 불안장애가 제일 심했을 때는 하루가 시작되는 게 무서울 정도였어요. 자고 일어나면 바로 심장부터 뛰고, 카톡 알림만 울려도 덜컥하고, 자소서 한 줄 쓰는 것도 숨 막히게 느껴졌거든요. 그때는 솔직히 “이걸 내가 평생 안고 살아야 하나” 싶은 생각도 많이 했어요. 근데 완전히 나아졌다 이런 건 아니어도, 꾸준히 관리해보니까 예전이랑은 분명 다르게 버티는 힘이 생기더라고요.
제가 한 거는 엄청 대단한 건 아니었어요. 병원도 빠지지 않으려고 했고, 잠자는 시간 최대한 일정하게 맞추고, 카페인 줄이고, 너무 불안 올라올 때는 그냥 참는 대신 메모장에 지금 무슨 생각 때문에 이러는지 적었어요. 처음엔 이런 게 뭐가 달라지나 싶었는데, 계속 하다 보니까 적어도 제가 언제 무너지는지는 조금 보이더라고요. 예전엔 불안이 오면 그냥 세상이 끝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아 또 올라오는구나” 하고 한발 떨어져서 보는 순간이 아주 가끔 생겨요. 그거 하나만으로도 저한텐 엄청 큰 변화였어요.
특히 달라진 건 회복 속도였어요. 전에는 면접 하나 망치거나 지원 결과 늦어지면 며칠을 아무것도 못 했는데, 요즘은 물론 똑같이 흔들려도 완전히 바닥까지 내려가는 시간은 줄었어요. 그리고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것도 조금 덜해졌어요. 숨 답답한 거, 손 차가워지는 거, 괜히 계속 최악의 경우만 상상하는 거요. 없어졌다기보다 강도가 약해진 느낌? 그래서 예전보다 “오늘은 이것만 해도 됐다” 하고 넘어가는 날이 생겼어요. 저한텐 그게 꽤 희망적으로 느껴졌어요.
아직도 불안은 있어요. 취업 준비 자체가 끝난 것도 아니고, 어떤 날은 다시 원점 같은 기분도 들어요. 근데 꾸준히 관리하는 게 바로 좋아지게 해주는 건 아니어도, 무너지는 폭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혹시 저처럼 취준이랑 불안 같이 겪는 분들 있으면, 다들 어떤 식으로 관리하고 계신가요? 저는 요즘 “괜찮아지자”보다 “오늘도 좀 덜 망가지자” 이 마음으로 버티는 중인데, 비슷한 분들 얘기도 궁금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