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진짜 대수롭지 않게 봤어요. 원래 우리 집 강아지가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타입이 아니기도 했고, 사료도 그냥저냥 먹으니까 괜찮겠지 했거든요. 근데 어느 날부터 간식 줄 때 반응이 좀 늦고, 자꾸 누워만 있으려는 게 보이더라고요. 산책 나가도 예전처럼 앞장서는 맛이 없고요. 그때도 제가 둔했죠. 나이 들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습니다.
결정적으로 이상하다 싶었던 건 새벽에 애가 헥헥거리면서 자리만 계속 옮기던 날이었어요. 잠을 못 자길래 안고 있다가 입 안을 봤는데 좀 끈적해 보이고 코도 말라 있더라고요. 그때부터 심장이 철렁했죠. 아침 되자마자 병원 갔는데 탈수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물을 안 마시는 게 그냥 습관 문제가 아니라 몸 상태가 이미 안 좋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요. 그 말 듣는데 아, 내가 너무 쉽게 봤구나 싶어서 미안하더라고요 ㅠㅠ
그 뒤로 제가 제일 먼저 바꾼 게 물 보는 습관이었어요. 그냥 물그릇 채워두면 끝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어디에 두면 더 잘 마시는지, 하루에 어느 시간대에 입 대는지, 밥 먹고 나서 얼마나 가는지 그걸 보게 되더라고요. 물그릇 위치도 바꾸고, 그릇도 넓은 걸로 바꾸고, 습식이랑 섞어가면서 어떻게든 수분 챙기려고 했습니다. 솔직히 좀 유난 떠는 거 아닌가 싶다가도 한 번 놀라고 나니까 못 대충하겠더라고요.
제일 무서웠던 건 티가 늦게 난다는 거였어요. 밥 아예 끊은 것도 아니고, 쓰러진 것도 아니니까 사람이 자꾸 괜찮다고 우기게 됩니다. 저도 그랬고요. 근데 애들은 말 못 하니까 작은 변화가 다 신호더라고요. 물그릇 줄어드는 양, 소변 보는 횟수, 자는 자세 이런 게 다 이어져 있었어요. 키우면서 이런 걸 이제 알았냐 싶기도 한데, 진짜 겪고 나서야 보였습니다.
요즘은 제가 담배도 끊어보겠다고 버티는 중인데, 이상하게 그런 마음이 강아지 챙길 때도 비슷하게 가요. 대충 넘기지 말자, 오늘 본 이상한 건 오늘 확인하자. 그날 병원 늦었으면 어땠을까 아직도 생각나요. 물 안 마시는 거, 저는 이제 절대 그냥 안 넘깁니다. 별거 아닌 척해도 그게 제일 무서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