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만 해도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무거웠습니다. 눈은 떴는데 바로 못 일어났어요. 고혈압 약은 먹고 있었고, 수치는 크게 튀진 않았는데 컨디션이 영 별로였네요. 배는 점점 나오고, 저녁만 먹고 나면 숨이 차고. 부산이라 바닷가 좀만 걸어도 바람은 좋은데 나는 힘들고 ㅠㅠ 괜히 짜증도 잘 났습니다.
그래서 거창하게 한 건 없고 저녁 양만 좀 줄였습니다. 진짜 그거 하나. 원래 밥 한 공기 꽉 채워 먹고 국물까지 싹 비우는 스타일인데, 밥 반 공기로 줄이고 늦은 시간엔 안 먹었어요. 처음 일주일은 배고파서 괜히 냉장고만 열었다 닫았다 했습니다 ㅋㅋ 근데 참고 자니까 아침이 좀 다르더군요. 속이 덜 답답했어요.
체중은 확 빨리 빠진 건 아니고 아주 천천히 내려갔습니다. 대신 먼저 느껴진 건 몸 상태였네요. 계단 오를 때 허벅지가 덜 터질 것 같고, 신발끈 묶을 때 배가 덜 걸리적거리고. 이런 게 은근 큽니다. 예전엔 점심 먹고 나면 꼭 졸았는데 요즘은 그게 덜해요. 머리가 맑다기보다 덜 처진다, 그쪽이 맞습니다.
제일 신기했던 건 혈압 때문이었습니다. 약 먹는 사람은 알겠지만 몸이 붓거나 피곤한 날은 좀 불안하잖아요. 근데 살이 몇 킬로 빠지고 나서는 괜히 몸이 덜 시끄럽습니다. 수치 하나하나 적어가며 본 건 아닌데, 내 몸 느낌이 먼저 오더라고요. 아 오늘은 좀 낫네. 이런 날이 늘었습니다. 그게 생각보다 큽니다.
먹는 재미 줄어든 건 맞습니다. 그건 아쉬워요. 근데 아침에 일어날 때 덜 힘든 게 훨씬 낫더군요. 나이 먹으니까 날씬해 보이는 것보다 하루 덜 지치는 게 먼저였습니다. 요즘도 뭘 대단히 하는 건 없고, 저녁만 조심합니다. 괜히 이것저것 손대는 것보다 그게 저한텐 제일 맞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