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형 당뇨 관리하면서 식단만 붙잡고 있을 때는 솔직히 좀 답답했어요. 회사 다니고 애 챙기다 보면 밥시간도 들쭉날쭉하고, 한 번 피곤하면 그냥 소파랑 한몸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큰 목표 말고 일단 퇴근 후 20~30분 걷기부터 시작했어요. 처음엔 체중이 확 줄거나 그런 건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하루가 덜 무겁게 끝나는 느낌이 들었어요. 예전엔 저녁 먹고 나면 바로 퍼졌는데, 운동 시작하고 나서는 몸이 조금 덜 처지는 쪽으로 바뀌더라고요.
제가 기록하는 편이라 혈당, 식사, 수면, 걸음 수를 같이 적어봤는데 제일 신기했던 건 식후 컨디션이었어요. 밥 먹고 나면 졸음이 확 오고 집중이 안 될 때가 많았는데, 꾸준히 움직이기 시작하고 나서는 그 폭이 좀 줄어든 느낌이 있었어요. 물론 매일 똑같진 않았고 야근하거나 잠 부족한 날은 다시 튀기도 했어요. 그래도 운동한 날이 전체적으로 덜 흔들리는 편이라 저한테는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몸무게 숫자보다 이런 변화가 먼저 와서 오히려 계속하기 쉬웠습니다.
또 하나 달라진 건 괜히 먹는 간식이 줄었다는 거예요. 예전엔 스트레스 받으면 단 거부터 찾았는데, 운동하고 나면 “아까 힘들게 걸었는데” 싶은 마음이 들어서 한 번 더 멈추게 되더라고요. 아빠들 공감하실지 모르겠는데, 집에 들어가서 애랑 조금 더 놀아줄 체력이 남는 것도 꽤 컸어요. 운동 전엔 주말만 되면 쉬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지금은 피곤해도 아예 바닥은 아닌 느낌? 이게 생각보다 생활 만족도에 영향이 크네요.
다만 저는 무리하게 시작했으면 진작 포기했을 것 같아요. 헬스 빡세게 한 게 아니라 걷기, 계단, 가끔 가벼운 근력 정도로 시작했거든요. 혹시 저처럼 당뇨 관리하면서 운동 막 시작하신 분들은 처음에 어떤 변화가 제일 먼저 오셨나요? 체중보다 혈당이나 피로감, 식욕 쪽이 먼저 달라진 분들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아직 가는 중이라, 너무 잘해야 한다보다 오래 하는 쪽이 더 맞는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