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이 되면 비행기, 버스, 기차, 자동차를 타고 오랜 시간 이동하는 일이 많아집니다. 여행은 즐겁지만 좁은 좌석에 몇 시간씩 앉아 있으면 다리가 묵직하고 발목이 붓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일시적인 부종으로 지나가지만, 오래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면 다리 혈류가 느려지고 건강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장거리 이동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움직임 부족입니다. 다리 근육은 혈액을 심장 쪽으로 밀어 올리는 펌프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좌석에 오래 앉아 무릎과 고관절이 굽은 상태가 이어지면 종아리 근육이 거의 움직이지 않고, 혈액 흐름도 정체되기 쉽습니다. 여기에 수분 섭취가 부족하거나, 몸을 조이는 옷을 입거나,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이 겹치면 다리 부종과 불편감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고령자, 비만, 임신부, 흡연자, 최근 수술을 받은 사람, 암 치료 중인 사람, 과거 혈전 병력이 있는 사람, 경구피임약이나 호르몬 치료를 받는 사람은 장거리 이동 중 혈전 위험을 더 신중하게 봐야 합니다. 한쪽 다리만 심하게 붓고 아프거나, 종아리가 뜨겁고 붉어지는 느낌이 있다면 단순 피로로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동 후 갑작스러운 숨참, 흉통, 기침, 어지럼이 나타난다면 즉시 진료가 필요한 상황일 수 있습니다.

예방의 핵심은 거창한 운동이 아니라 짧고 자주 움직이는 것입니다. 비행기나 기차에서는 가능할 때 통로를 따라 잠깐 걷고, 자동차 여행 중에는 휴게소에서 내려 5분이라도 다리를 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기 어렵다면 앉은 상태로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리고, 발끝을 몸 쪽으로 당겼다가 펴며, 발목을 천천히 돌리는 동작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작은 움직임이 종아리 근육을 깨워 혈류를 돕습니다.

수분 섭취도 중요합니다. 이동 중 화장실에 가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물을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이 많지만, 탈수는 혈액을 더 끈적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물을 조금씩 나누어 마시고, 술은 가능한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술은 탈수를 부르고 잠을 유도해 장시간 같은 자세로 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커피도 과하게 마시면 이뇨 작용과 심박수 증가로 불편감을 만들 수 있어 균형이 필요합니다.

옷차림도 혈류 관리의 일부입니다. 허리와 허벅지를 강하게 조이는 바지, 꽉 끼는 양말, 발을 압박하는 신발은 장거리 이동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편안하고 통풍이 되는 옷을 입고, 신발은 발이 약간 부어도 불편하지 않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혈전 위험이 높은 사람은 의료진과 상의해 압박스타킹 사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본인 상태에 맞지 않는 압박 제품을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불편을 줄 수 있습니다.

장거리 이동은 여행의 시작이지만 몸에는 작은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다리 근육을 자주 움직이고 물을 챙기며 자세를 바꾸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즐거운 여행은 목적지에 도착한 뒤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이동 중 내 몸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