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뻑뻑하고 따갑거나 모래알이 들어간 듯한 느낌이 반복되면 대부분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을 먼저 떠올린다. 실제로 화면을 오래 보면 눈 깜빡임이 줄어 눈물이 빨리 마를 수 있다. 하지만 안구건조증은 단순히 화면을 많이 봐서 생기는 증상만은 아니다.

요즘처럼 실내 냉방을 자주 사용하는 계절에는 눈 표면의 수분이 더 쉽게 증발한다. 에어컨 바람이 얼굴 쪽으로 직접 닿거나 습도가 낮은 환경에서 오래 머물면 눈물막이 불안정해지기 쉽다. 이때 눈이 건조한데도 오히려 눈물이 자주 흐르는 경우가 있다. 부족한 눈물을 보상하려고 반사적으로 눈물이 나오는 현상이다.

눈꺼풀의 기름샘 문제도 흔한 원인이다. 눈물은 물 성분만으로 이뤄져 있지 않고 기름층이 함께 있어야 쉽게 증발하지 않는다. 그런데 눈꺼풀 가장자리의 기름샘 기능이 떨어지면 눈물이 금방 마르고, 눈이 따갑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반복될 수 있다. 아침에 눈곱이 자주 끼거나 눈꺼풀 주변이 붉고 무거운 느낌이 든다면 단순 피로와 구분해볼 필요가 있다.

일부 약물도 눈 건조를 악화시킬 수 있다. 알레르기약, 항우울제, 여드름 치료제, 일부 혈압약이나 이뇨제는 개인에 따라 눈물 분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중년 이후 여성, 당뇨병 환자, 류마티스 질환이나 쇼그렌증후군 같은 자가면역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안구건조증이 더 오래가거나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생활 속 관리의 핵심은 눈을 덜 쓰는 것이 아니라 눈물막이 안정될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화면을 볼 때는 의식적으로 자주 깜빡이고, 에어컨 바람은 얼굴을 피하도록 조절하는 것이 좋다. 눈이 자주 뻑뻑하다면 방부제가 없는 인공눈물을 사용하고, 눈꺼풀 위생 관리와 온찜질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충혈, 통증, 시야 흐림, 빛 번짐, 이물감이 오래 지속된다면 단순 건조로만 넘기면 안 된다. 안구건조증은 가벼운 불편감에서 시작하지만 방치하면 각막 표면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눈이 보내는 건조 신호는 피곤하다는 말이 아니라, 눈물막이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