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그만 먹여도 되는지 헷갈리는 시점
보호자 중 상당수가 구토나 식욕부진 같은 증상이 가라앉은 지 3~4일만 지나면 약을 끊어도 되는지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강아지 췌장염 약 계속 먹여야 하나요라는 질문은 오히려 증상이 좋아질수록 더 자주 나옵니다.

거실 카펫 위에 앉아 약 봉투를 든 손을 올려다보며 기대하는 표정을 짓는 강아지 /사진=AI 생성 이미지
특히 급성 췌장염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경우, 구토나 설사가 반복적으로 재발했던 이력이 있는 경우, 중년 이후 체중이 많이 나가는 비만 체형의 개는 복약 중단 시점을 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증상이 시작됐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증상이 사라져도 수치가 남는 이유
증상이 멈췄다고 해서 췌장 염증이 완전히 끝났다는 뜻은 아닙니다. 리파제는 췌장에서 분비되는 소화 효소인데, 염증이 가라앉는 속도와 이 수치가 정상화되는 속도가 항상 함께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남은 염증으로 인해 은은하게 빛나는 개 췌장의 반투명 해부도 /사진=AI 생성 이미지
급성 췌장염으로 입원했던 개 106마리를 추적한 결과 퇴원 2주 후에도 22.6%에서 리파제 수치가 남아 있었고, 그중 79.2%는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수준이었습니다.[1]
즉 수치만 보고 약을 계속 먹일지 결정하기는 어렵고, 식욕과 활동량, 구토 빈도 같은 임상 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쪽이 실제 판단에 더 가깝습니다. 다만 이 결과가 모든 개에게 똑같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재발 이력이 있거나 다른 질환을 함께 앓는 경우에는 수치를 더 보수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집에서 매일 확인해야 할 신호들
약을 줄이는 기간에는 병원 재방문 전까지 다음 신호를 하루 단위로 기록해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주방 바닥에서 밥그릇의 냄새를 맡으며 식욕과 상태를 확인하는 골든 리트리버 /사진=AI 생성 이미지
- 식욕: 평소 식사량의 70% 이하로 2일 이상 떨어지는지
- 구토: 하루 2회 이상이거나 사흘 연속 반복되는지
- 배변: 설사나 혈변이 섞이거나 변 상태가 평소와 다른지
- 자세: 배를 바닥에 붙이고 엎드리거나 기지개 자세를 자주 취하는지
- 활동량: 평소보다 눕는 시간이 눈에 띄게 늘었는지
이 중 식욕 저하와 구토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는 약을 줄이는 시점을 뒤로 미루고 수의사와 다시 상담해야 하는 신호로 봐야 합니다.
복약을 줄이는 과정, 실제로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췌장염 치료는 약으로 염증을 직접 없애는 것이 아니라 수액요법을 중심으로 몸 상태를 받쳐주는 지지요법이 근간입니다. 탈수는 특별한 금기가 없다면 4~8시간에 걸쳐 서서히 교정하고, 구토가 조절되지 않을 때만 일시적으로 금식을 권합니다.

안정적 휴식부터 산책, 가벼운 놀이까지 회복 단계를 순서대로 보여주는 일러스트 /사진=AI 생성 이미지
항구토제는 마로피턴트 1mg/kg을 하루 1회, 또는 온단세트론 0.5~1mg/kg을 8~12시간 간격으로 투여하는 방식이 치료 원칙으로 제시됩니다.[2]
여기서 자주 생기는 오해가 증상이 보일 때만 약을 챙겨 먹이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위 원칙대로라면 항구토제는 증상 발생 여부와 무관하게 정해진 간격에 맞춰 투여하는 약에 가깝습니다. 임의로 간격을 늘리거나 하루 건너뛰면 약효가 끊기는 구간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개가 같은 속도로 약을 줄여나가는 것은 아닙니다. 당뇨나 염증성 장질환을 함께 앓고 있다면 감량 속도를 더 느리게 잡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토 억제제와 식이관리, 상황별로 다르게 적용됩니다
구토가 하루 한두 번 수준으로 잦아들었다면 하루 한 번 투여하는 약이 맞고, 구토가 하루 세 번 이상 반복되거나 밤사이에도 깨어난다면 간격이 더 짧은 약으로 조절하는 쪽이 맞습니다. 저지방 식단으로 바꿨다고 해서 약도 함께 끊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며, 식이 조절과 복약 감량은 서로 별개의 결정으로 다뤄야 합니다.

저지방 사료, 약 포장지, 파슬리가 놓인 깔끔한 주방 카운터 위 정물 /사진=AI 생성 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