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어느 날부터 아랫배가 좀 묘하게 불편한 거임. 처음엔 운동하고 나서 뻐근한 건가 했는데 화장실 갈 때마다 신경 쓰이니까 일할 때도 집중이 안 되더라 ㅠㅠ 참다가 괜히 더 찝찝해질 것 같아서 점심 반차 쓰고 비뇨의학과 갔음. 솔직히 이쪽은 병원 문 열고 들어가는 것부터 좀 민망하잖아. 나만 괜히 의식하는 느낌? 근데 막상 가니까 다들 아무렇지도 않게 기다리고 있어서 내가 혼자 쫄았던 거였음ㅋㅋ
접수하고 앉아 있는데 이름 불리는 그 몇 분이 진짜 길게 느껴지더라. 진료실 들어가서 증상 얘기하는데 괜히 디테일하게 말해야 할 것 같고, 또 너무 자세히 말하자니 좀 머쓱하고... 그래도 의사쌤이 담담하게 물어보니까 그제야 좀 편해졌음. 아픈 부위, 언제부터 그랬는지, 화장실은 어떤지 이런 거 쭉 말했는데 내가 머릿속으로 혼자 키운 걱정보다 분위기는 훨씬 차분했어.
검사 받는 과정도 솔직히 긴장 엄청 했음. 별거 아닐 수도 있는데 사람 심리가 그렇더라. 괜히 몸에 힘 들어가고, 결과 기다리는 동안 별 생각 다 남. 아 내가 왜 진작 안 왔지 싶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오길 잘했다 싶고. 특히 검사실 앞에서 잠깐 대기할 때 그 어색함이 제일 컸음. 러닝은 신나게 시작해놓고 이런 쪽은 왜 이렇게 쫄보가 되는지 모르겠더라.
결과 듣는 순간엔 오히려 맥이 탁 풀렸음. 무슨 드라마 같은 얘기가 아니라, 진짜 그냥 확인받았다는 거 자체가 컸어. 혼자 검색하면서 괜히 겁먹는 시간이 제일 아깝더라. 몸이 보내는 신호가 있는데도 바쁘단 이유로 미루고, 민망하단 이유로 더 미루고... 그게 더 피곤했음. 병원 다녀오고 나니까 몸보다 머리가 먼저 편해진 느낌이었어.
암튼 이번에 느낀 건 하나임. 이쪽 불편한 건 참으면 멋있는 게 아니더라. 괜히 며칠 끙끙대지 말고 빨리 가서 보는 게 낫다. 나도 가기 전까진 별별 생각 다 했는데, 다녀오고 나선 왜 이렇게 질질 끌었나 싶었음. 러닝도 계속 할 거고 몸 관리 더 빡세게 해보려고 함. 이런 건 진짜 쎄하다 싶을 때 바로 움직이는 게 맞는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