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약국 문 연 지 몇 년 됐는데요, 처음에는 환자분들이랑 가깝게 지내는 분위기가 참 좋았어요. 동네 어르신들은 안부도 물어봐 주시고, 보호자분들이 계절 바뀔 때마다 이것저것 챙겨주시기도 해서 정은 확실히 있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운영을 계속하다 보니까 정만으로 버티기엔 현실적인 고충이 꽤 크네요. 처방이 몰리는 시간은 짧은데 그 시간에 업무가 한꺼번에 쏠리고, 그 외 시간은 또 너무 조용해서 인건비나 관리비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어요.
제일 힘든 건 사람 구하는 문제였어요. 도시는 그래도 구인 공고 올리면 문의라도 오는데, 여긴 문의 자체가 드물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조제부터 복약설명, 재고 확인, 반품 정리, 세금 자료 챙기는 것까지 거의 혼자 끌고 가는 날이 많았어요. 가끔은 환자분들이 “한가해 보여서 좋겠다” 하시는데, 안 보이는 일이 더 많거든요. 특히 만성질환 약 드시는 분들은 복용 습관이 조금만 흔들려도 다시 설명드려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 부분은 천천히 짚어드리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문제는 그걸 꾸준히 하려면 약사 체력도 같이 버텨줘야 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의외로 외로움도 있네요. 근처에 종로 ○○내과 같은 대형 의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지역 병의원 휴진 일정 하나만 바뀌어도 하루 흐름이 확 달라져요. 지역 ○○병원에서 처방이 많이 나오는 날은 정신없고, 반대로 조용한 날은 내가 지금 방향을 잘 잡고 있나 싶고요. 약국 운영하시는 분들은 이런 기복 어떻게 견디시는지 궁금하네요. 저처럼 시골이나 소도시에서 하시는 분들은, 매출보다도 사람 문제나 생활 리듬 때문에 더 지치는 경우 없으셨는지 한번 여쭤보고 싶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