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에서 약국 한 지 꽤 됐는데요, 요즘 제일 답답한 건 매출도 아니고 처방전 수도 아니고 사람 구하는 일입니다. 약사 한 분 더 모셔야 해서 구인 올려놓고 기다리는데, 연락이 아예 없거나 겨우 닿아도 지역 듣는 순간 흐지부지돼요. 면허는 있는데 실제로 현장 뛰실 분이 없는 느낌이랄까요.

도시 쪽은 그래도 옮겨 다닐 자리라도 많잖아요. 여기는 한 번 들어오시면 생활 자체를 바꿔야 하니까 부담을 크게 느끼시는 것 같더라고요. 출퇴근 거리부터 문화생활, 애들 교육 얘기까지 나오면 저도 붙잡고 더 말 못 합니다. 저라도 젊었을 때 다시 고르라면 고민했을 것 같아서요 ㅠㅠ 그래서 더 씁쓸합니다.

가끔은 조건을 제가 너무 보수적으로 잡았나 싶어서 조금씩 올려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반응이 확 달라지진 않더군요. 결국 돈만의 문제는 아닌 거예요. 지역이 가진 한계가 너무 분명하니까요. 일은 분명히 배울 것도 많고, 환자분들하고 관계도 깊게 쌓이는데 처음 발 들이는 문턱이 너무 높습니다.

더 난감한 건 급하게 자리를 메워야 할 때입니다. 휴가 한 번 쓰는 것도 눈치 보이고, 집안일 생겨도 약국 문 생각부터 나요. 밖에서는 개국약사면 사장님이라 편하겠다 보시는데 실제론 제가 자리를 비우면 바로 흔들립니다. 이게 몇 년 쌓이니까 사람 구인 글 올리는 것만 봐도 한숨부터 나와요 ㅋㅋ

취업이나 이직 고민하시는 분들 글 보면 다 이해는 갑니다. 다만 지방, 특히 시골 자리는 조건표 숫자만 보고 판단하기엔 현장 사정이 좀 많이 다릅니다. 저처럼 남아서 버티는 사람 입장에선, 요즘은 약국 운영보다도 같이 버텨줄 사람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