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 따면 그래도 좀 숨통 트일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네요. 대학병원 안에 있으면 다들 바빠 보여서 그럴듯해 보이는데, 막상 내 자리 생각하면 그냥 계속 밀려나는 기분만 듭니다. 수련은 수련대로 갈리고, 그렇다고 끝이 선명한 것도 아니고요.

주변에서는 전문의만 따면 된다고 쉽게 말하는데 그 다음이 더 답답합니다. 자리라는 게 실력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타이밍이랑 운이 너무 커요. 누군 어디 비었다더라, 누군 미리 말 맞췄다더라 이런 얘기 들을 때마다 진짜 허탈합니다. 열심히 안 한 것도 아닌데요 ㅋㅋ

개원 얘기 꺼내면 또 현실이 바로 튀어나오죠. 대출, 입지, 인건비, 건보 삭감, 환자 수... 생각만 해도 머리 아픕니다. 봉직은 안정적이라는데 그 안정이 언제까지 가는지도 모르겠고, 결국 다 눈치게임 같아요. 면허는 있는데 선택지가 넓은 느낌이 아니라 애매하게 묶여 있는 느낌이 더 큽니다.

가끔은 내가 뭘 믿고 여기까지 왔나 싶어요. 학생 때는 버티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버틴 다음에도 또 버티기만 남아 있으니까 좀 허무하네요 ㅠㅠ 남들은 의사면 됐지 하는데 안에 있는 사람은 이 불안이 뭔지 압니다. 그냥 요즘 계속 그렇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