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처음으로 정신건강의학과 다녀왔는데 아직도 머리가 좀 띵해요. 가기 전부터 내가 이 정도로 가도 되나, 괜히 유난 떠는 건가 이런 생각만 계속 했거든요. 대기하면서도 괜히 주변 눈치 보이고 이름 불릴 때 심장 쿵 내려앉고 ㅠㅠ

막상 들어가서는 준비했던 말 하나도 제대로 못 했어요. 원래는 요즘 잠도 엉망이고 자꾸 불안해지고, 별거 아닌데도 갑자기 확 무너지는 느낌 얘기하려고 했는데 입 열자마자 그냥 눈물부터 나더라고요. 너무 창피했는데 또 안 멈춰서 더 싫었어요. 내가 왜 이러는지도 모르겠고 진짜 답답..

근데 제일 이상했던 건, 진료 끝나고 나왔을 때 후련한 게 아니라 더 멍하고 허한 느낌이었던 거예요. 분명 가기 전엔 여기만 가면 좀 나아질 줄 알았는데, 막상 다녀오니까 아 내가 생각보다 더 엉켜 있나 싶어서 그게 더 무서웠어요. 약 받아 들고 나오는데 별거 아닌 종이봉투가 왜 그렇게 무겁게 느껴지던지

집 와서 계속 내가 괜히 간 건가, 아니면 이제라도 간 게 맞는 건가 그 생각만 반복 중이에요. 그냥... 다녀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벅차네요. 이런 기분 드는 사람 저만 그런 건 아니겠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