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애가 물 자주 마셔서 좀 다행이다 싶었음. 원래 고양이들 물 잘 안 마신다 하잖아. 그래서 정수기 앞에서 찹찹 마시면 오 좋은데? 이랬음. 오줌도 자주 싸는 거 같긴 했는데 그냥 많이 마시니까 그런가 보다 했고. 밥도 먹긴 먹었음. 대신 좀 말라가고 잠만 많이 잠. 근데 그때도 그냥 날 더워서 그런 줄 알았지 ㅇㅇ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모래에 오줌 냄새가 너무 독한 거임. 진짜 딱 열자마자 확 올라옴. 애도 평소보다 화장실 더 들락거리고. 근데 막 힘주는 느낌은 아니고 양은 또 나옴. 그래서 방광염인가? 싶었는데 병원 갔더니 신장 쪽 수치 먼저 보자고 하더라. 솔직히 좀 띠용했음. 물 많이 마시는 게 좋은 신호만은 아니라는 걸 그때 처음 앎
검사하고 결과 듣는데 좀 멍했음. 초기 신장 문제 같다고 해서. 아직 크게 망가진 단계는 아닌데 관리 들어가야 된다고. 나는 진짜 티가 없다고 생각했거든. 토한 것도 없고 막 쓰러진 것도 아니고 그냥 물 많이 마시고 좀 처지는 정도였으니까. 그런 애매한 변화가 제일 무서운 듯. 집에서 맨날 보니까 더 못 느낌. 원래 그런가? 하고 넘겨버림
그 뒤로 제일 크게 바뀐 건 물 마시는 양 보는 거였음. 그냥 많이 마시네 하고 끝내면 안 되더라. 어느 정도 늘었는지, 화장실 횟수랑 같이 봐야 됨. 사료도 바꾸고 간식도 줄였는데 애는 당연히 개싫어함 ㅋㅋ 처음 며칠은 밥 앞에서 나 쳐다보는 눈빛이 진짜 너무함. 그래도 어쩌겠냐 싶었음. 병원도 한 번 가면 끝이 아니라 계속 체크해야 해서 은근 돈도 깨짐
암튼 내가 알게 된 건 하나임. 물 많이 마신다고 무조건 좋은 거 아니다. 특히 원래보다 티 나게 늘었으면 그냥 넘기지 마셈 이런 말도 좀 웃기긴 한데 진짜 그럼. 나는 한참 뒤에 알아서 좀 찝찝했음. 애는 지금 버티는 중이고 나도 모래통 볼 때마다 괜히 예민해짐. 별거 아닌 변화 같아도 그게 별거가 아닐 수가 있더라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