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퇴근하고 집 오면 그냥 누워서 폰만 보다가 하루 끝나는 날이 많았거든요. 근데 입양하고 나서는 일단 생활 리듬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어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산책 챙기고, 밥 시간도 맞춰야 하고, 배변 상태나 기분도 자연스럽게 보게 되더라고요. 처음엔 솔직히 귀엽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같이 살아보니까 제가 생각했던 반려생활이랑은 많이 달랐어요. 책임감도 훨씬 커졌고, 얘가 불안해하는 상황이나 낯선 소리에 반응하는 모습 보면서 저도 반려견 행동 쪽 공부를 조금씩 하게 됐어요.

특히 제일 크게 변한 건 제가 화를 덜 내게 됐다는 거예요. 예전 같았으면 집 어질러져 있거나 예상 못 한 일이 생기면 바로 짜증부터 났을 텐데, 지금은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를 먼저 생각하게 돼요. 분리불안 비슷하게 보이는 행동이나 계속 따라다니는 모습도 처음엔 버릇 없어진다고만 생각했는데, 공부해보니까 환경 적응 과정이랑 연결될 수도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무조건 혼내기보다 루틴 만들어주고, 안정감 느끼게 해주려고 해봤는데 조금씩 나아지는 느낌은 있었어요. 물론 아직도 저도 초보라 맞게 하고 있는지는 계속 고민 중이에요.

그리고 생각보다 제 감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었어요. 그냥 집에 누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이 생각보다 크더라고요. 산책 나가면서 저도 덩달아 바람 쐬고 몸 움직이게 되고,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웃게 되는 날이 많아졌어요. 대신 외출 한 번도 예전처럼 즉흥적으로 못 하고, 여행이나 약속 잡을 때는 무조건 강아지부터 생각하게 돼서 자유는 좀 줄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그 불편함보다 얻는 게 더 큰 느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