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들 돌보다 보면 병원까지는 어떻게든 데려가는데, 사실 더 긴장되는 건 집이나 임시 케어 공간으로 돌아온 다음이더라고요. 저도 TNR 하고 나서 처음엔 수술만 무사히 끝나면 다 끝난 줄 알았는데, 막상 데리고 와보면 아이 컨디션 확인하는 시간이 훨씬 더 중요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요즘은 병원 다녀온 후에는 무조건 조용하고 어두운 공간부터 먼저 준비해 둬요. 특히 이동장 바닥은 푹신하되 발톱이 걸리지 않게 깔아두는 편인데, 아이가 비틀거리거나 놀라서 몸부림칠 수도 있어서 이게 꽤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마취가 덜 깬 상태에선 물이나 밥을 바로 주는 게 오히려 부담이 될 수도 있어서, 저는 병원에서 안내받은 시간 기준을 최대한 지키려고 해요. 괜히 안쓰럽다고 바로 챙겨줬다가 토하거나 더 힘들어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어서요. 그리고 집에 와서는 예뻐한다고 자꾸 들여다보는 것도 줄이는 편이에요. 사람 기준으로는 보살핌인데, 길생활하는 아이들한테는 계속 시선이 꽂히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일 수 있더라고요. 대신 멀리서 호흡이 너무 거칠진 않은지, 피가 배어나오진 않는지, 몸을 심하게 떨진 않는지만 조용히 체크했어요.

배변이나 소변 여부도 은근히 신경 쓰이더라고요. 특히 수술했거나 처치 받은 아이는 웅크리고만 있으면 더 불안해지는데, 그렇다고 자꾸 꺼내서 확인하는 건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이동장 문은 최소한으로 열고, 냄새나 자세 변화 정도로 먼저 살펴봤어요. 만약 아이가 계속 축 처져 있거나, 침을 과하게 흘리거나, 상처 부위를 심하게 핥으려고 하면 병원에 바로 다시 물어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괜히 혼자 판단하다가 타이밍 놓치는 게 제일 무섭더라고요.

혹시 저처럼 처음 병원 케어 해보는 분들 있으면, “밥 잘 먹나”보다 먼저 “안전하게 쉬고 있나”를 보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어요. 저도 몇 번 겪고 나서야 알았는데, 회복은 생각보다 조용한 환경에서 천천히 가는 느낌이었어요. 다들 병원 다녀온 후에 제일 중요하게 보는 포인트 있으신가요? 저는 아직도 애가 너무 얌전하면 그게 더 걱정돼서 한참 듣고 보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