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저는 길고양이 밥 챙기고 TNR 하면서도, 집에서 같이 사는 건 쉽게 생각 못 했어요. 밖에서 돌보는 거랑 가족으로 들이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니까요. 그런데 작년 겨울에 유독 사람 손을 타던 아이 하나를 결국 입양하게 됐고, 그 뒤로 제 생활이 진짜 많이 달라졌어요. 제일 크게 변한 건 집에 들어오는 마음가짐이더라고요. 예전에는 그냥 지쳐서 들어왔는데, 지금은 문 열기 전부터 “오늘은 뭐 하고 있었을까” 이런 생각부터 들어요. 별거 아닌데도 그 기다림이 하루 끝을 좀 다르게 만들어주더라고요.

생활 패턴도 꽤 바뀌었어요. 저는 원래 밤형 인간이라 새벽까지 이것저것 하던 사람이었는데, 아이가 오고 나서는 이상하게 생활이 조금 더 규칙적이 됐어요. 밥 시간, 화장실 상태, 컨디션 같은 걸 보게 되니까 저도 덩달아 일찍 자고 덜 흐트러지게 되더라고요. 물론 손이 많이 가는 날도 있어요. 털 날리고, 새벽에 우다다하고, 예상 못 한 데에 토해놓기도 하고요. 그래도 예전 같으면 짜증부터 났을 상황에서 “아 어디 불편했나” 하고 먼저 보게 되는 걸 보면, 저도 많이 바뀐 것 같아요. 같이 살다 보니 책임감이 그냥 의무가 아니라 애정으로 바뀌는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길아이들을 보는 시선도 더 깊어졌어요. 예전엔 구조나 TNR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그 이후의 삶까지 더 오래 생각하게 돼요. 밖에서 밥 먹던 애가 조용한 집 안에서 푹 자는 모습 보면 마음이 좀 이상해요. 미안하기도 하고, 다행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입양이 무조건 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떤 아이들한테는 정말 큰 전환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사람도 마찬가지인 것 같고요. 누군가를 돌본다는 게 결국 내 마음도 같이 고쳐 놓는 일일 수 있겠더라고요.

혹시 여기서 길출신 아이 입양하신 분들은 입양 전후로 제일 크게 달라진 점이 뭐였나요? 저는 분명 제가 아이를 데려왔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오히려 제가 더 많이 구조된 기분이 들어요. 이런 말 오글거리는 거 아는데, 같이 살아보면 왜 그런 말 나오는지 알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