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형외과 다녀왔어요. 아침부터 무릎이 묵직하니 좀 이상해서 미루던 걸 갔는데요, 접수하고 앉아 있는 시간부터 벌써 다리 뻐근한 거예요. 사람은 또 왜 그렇게 많은지... 의자에서 한 번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데 그 짧은 것도 싫더라고요. 예전엔 그냥 참으면 지나갔는데 요즘은 참는다고 되는 게 아니네요ㅠㅠ

진료실 들어가서 무릎 보여드리고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말씀드렸어요. 가만히 있을 땐 괜찮은데 일어나서 첫발 디딜 때 찌릿하고, 계단 내려갈 때는 겁부터 난다고 했거든요. 의사 선생님이 무릎 구부렸다 펴보라 하시는데 그 순간 괜히 긴장돼서 더 안 펴지는 느낌... 사진도 다시 찍었는데 예전보다 닳은 쪽이 더 보인다고 하시니까 듣는 순간 기분이 푹 가라앉았어요. 알고는 있었어도 막상 그렇게 들으니 좀 서운하더라고요.

주사 맞을지 약으로 먼저 갈지 얘기하다가 저는 일단 약이랑 물리치료로 해보자고 했어요. 주사는 맞고 나면 며칠은 낫다길래 솔깃하긴 했는데, 자꾸 맞는 것도 좀 무섭고요. 물리치료실 가서 다리 올려놓고 찜질 비슷한 거 하는데 시원하긴 한데, 이게 집에 가서 계단 한 번 오르면 다시 원래대로일 것 같아서 그 생각도 들고요. 이런 마음 드는 거 저만 그런가 싶다가도 또 그냥 솔직히 그렇네요.

집에 오는 길엔 장도 못 보고 바로 들어왔어요. 평소엔 천천히라도 둘러보는데 오늘은 무릎도 무릎인데 마음이 더 축 처져서요. 집에 와서 신발 벗는데 괜히 울컥했어요. 남들은 그냥 왔다 갔다 하는 걸 왜 나는 이렇게 계산하면서 움직여야 하나 싶고... 한 번 아프기 시작하면 화장실 가는 것도 눈치 보게 되잖아요. 나이 들면 다 그렇다, 그런 말이 제일 듣기 싫은 날이었어요.

그래도 병원은 다녀오길 잘했어요, 이런 말까지는 못 하겠고요 ㅋㅋ 그냥 안 갔으면 더 답답했겠다 싶어요. 오늘은 약 먹고 다리 뻗고 가만히 있으려고요. 무릎이 조용한 날은 참 고마운데, 또 멀쩡한 척하고 움직이다가 바로 신호 오니까 사람 약올리는 것도 아니고 참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