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오고 나서 제일 힘들었던 게 몸이 아픈 것보다 기분이 널뛰기하는 거였어요. 별일 아닌데 짜증이 확 올라오고, 밤에는 괜히 심란해서 잠도 얕아지고요. 처음엔 내가 성격이 이상해진 줄 알았는데, 시간 지나니까 아 이게 그냥 의지 문제는 아니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큰 기대 없이 운동을 시작했어요. 헬스장 끊고 거창하게 한 건 아니고, 그냥 하루 20~30분 걷기부터 했어요. 솔직히 처음 일주일은 귀찮고 다리만 아팠음.

근데 신기했던 게 몸무게보다 먼저 마음이 조금 잠잠해지더라고요. 예전엔 아침에 눈 뜨면 벌써 피곤하고 “오늘도 버텨야 하나” 싶었는데, 걷고 나면 머리가 좀 맑아지는 느낌이 있었어요. 열감 같은 것도 완전히 없어지는 건 아닌데, 몸을 아예 안 쓰고 가만히 있을 때보다 덜 답답했어요. 잠도 바로 좋아진 건 아닌데, 최소한 밤에 뒤척이다가 별생각 폭주하는 시간이 줄었고요. 땀 조금 흘리고 씻고 나면 “오늘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니다” 싶은 것도 은근 컸어요.

그리고 의외로 관절이랑 근육이 조금 받쳐주니까 일상에서 덜 무너져요. 예전엔 계단만 올라가도 다리 후들거리고, 한번 축 처지면 하루 종일 퍼졌는데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에요. 대신 무리하면 바로 티 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세게 하는 것보다 꾸준히 하는 쪽이 맞았어요. 스트레칭이랑 가벼운 근력도 섞으니까 어깨 뭉침도 좀 낫는 느낌이 있었고요. 물론 사람마다 다르고 갱년기 증상 자체를 운동 하나로 해결한다고 말할 순 없는데, 적어도 저한텐 확실히 도움이 될 수 있었어요.

혹시 저처럼 시작이 제일 귀찮은 분들 있으면 처음부터 목표 크게 잡지 마세요. 만 보 이런 거 말고 진짜 집 앞 한 바퀴만 돌아도 되더라고요. 저도 아직 완전히 좋아졌다 이런 건 아닌데, 운동 시작하기 전의 저로 다시 돌아가라면 못 돌아갈 것 같아요. 혹시 여기 계신 분들은 걷기 말고 뭐가 제일 괜찮았나요? 근력운동은 아직도 좀 겁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