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건강검진 받고 나서 진짜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집에서 애들 챙기고 회사 다니면서 늘 “다음 달부터 해야지”만 반복했는데, 막상 결과지에 체중이랑 이것저것 수치가 썩 좋지 않게 나오니까 가장으로서 좀 부끄럽더라고요. 그래서 그날 바로 다이어트하겠다고 선언하고 닭가슴살, 샐러드, 고구마 위주로 식단을 싹 바꿨습니다. 문제는 너무 갑자기 바꿨다는 거예요.

처음 2주는 독하게 버텼어요. 아침은 삶은 달걀, 점심은 샐러드, 저녁은 닭가슴살 이런 식으로요. 근데 저는 원래 가족이랑 저녁 먹는 시간이 하루 스트레스 푸는 시간이었는데, 혼자 따로 먹으니까 은근히 더 힘들었습니다. 애들은 맛있게 밥 먹는데 저만 퍽퍽한 거 씹고 있으니 짜증도 나고, 괜히 예민해지더라고요. 결국 주말에 한 번 풀어지니까 “오늘만 먹자”가 “이번 주까지만 먹자”가 됐고, 순식간에 원상복귀됐습니다.

운동도 비슷했어요. 평소 안 하던 사람이 갑자기 공복 유산소에 홈트까지 매일 넣으려니까 몸도 피곤하고 일정도 꼬였어요. 퇴근하고 와서 집안일 조금 거들고 나면 이미 녹초인데, 억지로 운동하겠다고 밤늦게까지 버티니까 다음 날 더 지치고요. 결국 며칠 못 가서 흐지부지됐습니다. 돌이켜보면 살을 빼겠다는 마음은 진심이었는데, 생활 패턴은 하나도 안 바꾸고 의지만 믿은 게 제일 큰 실패 원인이었던 것 같아요.

요즘은 그래서 예전처럼 극단적으로 안 하고, 밥 양만 조금 줄이고 야식 횟수 줄이는 식으로 다시 해보는 중입니다. 가족이랑 같은 반찬 먹되 과식만 안 하려고 하고요. 이렇게 해야 오래 갈 수 있겠다 싶어요. 혹시 저처럼 건강검진 계기로 다이어트 시작했다가 실패해보신 분들 계신가요? 식단 너무 빡세지 않게 하면서도 꾸준히 가는 방법 있으면 좀 배우고 싶습니다. 이런 식의 작은 변화가 오히려 더 도움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