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살면서 야식 끊기 힘들다는 말 많이 하잖아요. 저도 그 핑계 엄청 댔었습니다. 닉값처럼 영양제 성분표 보는 건 좋아해서, 다이어트 시작할 때도 운동보다 먼저 성분부터 뒤졌어요. 가르시니아가 어쩌고, 녹차추출물이 어떻고, 공복에 먹는 게 낫다 이런 글들만 한참 봤었는데 정작 제 생활은 하나도 안 바꿨더라고요. 치킨은 그대로 먹고, 늦게 자고, 주말엔 빵이랑 커피 달고 살면서 뭔가 하나 챙겨 먹으면 상쇄될 줄 알았던 거죠.

제일 실패 크게 했던 건 “적게 먹고 버티기”였습니다. 아침은 캡슐 몇 개랑 커피로 넘기고, 점심은 샐러드 먹고, 저녁에 결국 폭식. 그때는 제가 의지가 약한 줄만 알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냥 너무 극단적으로 갔던 것 같아요. 성분 좋은 단백질바를 사도 당류가 생각보다 높거나, 포만감이 오래 안 가는 제품도 있어서 숫자만 보고 고르면 또 틀리더라고요. 칼로리 낮은 것만 찾다가 맛없어서 며칠 못 가고, 그러다 밤에 라면 먹고 “내일부터 다시” 무한반복이었습니다.

영양제 쪽도 좀 웃긴 게, 저는 한동안 다이어트 보조 쪽 성분을 이것저것 겹쳐 먹으면 더 나을 줄 알았어요. 근데 카페인 들어간 제품이 겹치니까 괜히 심장 두근거리는 느낌 들고 잠도 설쳐서 오히려 다음날 더 퍼지더라고요. 물론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겠지만, 저한테는 체중보다 수면이 먼저 박살나는 쪽이었습니다. 그 뒤로는 성분표 볼 때도 함량만 볼 게 아니라 카페인 중복, 당알코올, 단백질 함량 대비 당류 이런 쪽을 더 보게 됐어요. 가성비 따진다고 대용량 샀다가 입에 안 맞아서 처박은 것도 몇 번 있었고요.

지금은 예전처럼 “이 성분 하나면 된다” 이런 생각은 거의 안 합니다. 그냥 부산 사람답게(?) 저녁 약속 있으면 낮에 괜히 굶지 말고, 편의점 가도 단백질이랑 당류 정도만 대충 체크하고, 야식 땡기면 아예 양을 줄이는 쪽으로 가는 게 저한텐 낫더라고요. 다이어트 실패해보니까 제일 무서운 건 살이 아니라 이상한 기대감이었습니다. 뭘 추가하는 것보다 뭘 꾸준히 줄일지가 더 중요했던 듯. 혹시 여기 계신 분들 중에도 성분 열심히 따지다가 오히려 식단이나 수면 망가졌던 분 있나요? 저는 요즘 단백질 제품도 맛보다 성분 먼저 보다가 또 실패할까 봐, 다들 어떤 기준으로 고르는지 좀 궁금합니다.